청양지역담당 부국장

취재 차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선거사무실을 드나들다 보면 각 캠프의 특징을 나름대로 파악할 수가 있다.

어떤 캠프는 하루 종일 사람들로 북적거리는가하면, 또 다른 캠프는 아침?저녁에만 후보와 참모들이 모여 뭔가를 숙의하는 모습이 보일 뿐 그저 조용하게만 보인다.

물론 지지자들이 끊임없이 후보사무실을 찾아드는 건 좋은 현상이지만 선거사무실에 후보의 학교동창이나 가족?친지 등이 밤낮으로 진을 치고 있으면 외부인들이 출입을 거북스러워하기 마련이다.

이처럼 친인척들이 우글거리는 캠프는 그들끼리 세를 과시할 수는 있을지언정 실제 활동력은 기대 이하로 정작 지지세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소위 핵심 측근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표밭갈이에 나서기는커녕 캠프에 죽치고 앉아 자기들끼리 울타리를 치고 서로 공치사만 하고 있으면 후보자와 유권자간에 괴리감만 조성하는 등 부작용이 더 크다.

이런 캠프일수록 선거에 패하게 되면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패배의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기 십상이다.

반면, 선거사무실의 분위기가 조용한 캠프의 경우는 이미 선거에 자신감을 상실했든지, 아니면 그 반대로 소리 없이 밑바닥을 훑으며 지지세를 넓혀나가고 있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전자의 경우라면 패배가 보나마나할 테지만, 후자의 경우는 얼마만큼 바닥을 파고들었는지 도무지 가늠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특히 눈여겨봐야 한다.

각 후보 캠프에 들락거리는 인물들의 면면에서도 후보의 앞날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각종 이권사업이나 인사 청탁 등에 능한 모사꾼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캠프의 후보는 설혹 당선이 되더라도 문제가 발생할 여지를 안고 있다.

더구나 당선자의 리더십이 부족하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처럼 선거공신들로 인해 시끄럽거나 ‘내부의 적’에 의한 사고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현명한 유권자라면 후보를 선택함에 있어 후보의 인물 됨됨이와 함께 가급적이면 각 후보 캠프에 포진한 측근들의 인품까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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