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민·이형석 교수 등 참여

휘어질 뿐 아니라 종이처럼 접어도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를 국내외 공동 연구진이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연세대학교 박철민·이형석 교수가 지도하고 김한기·김해진 박사과정 연구원이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소자의 유연성과 변형 저항을 극대화한 차세대 폴더블(foldable)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일본과 프랑스의 연구진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48일자에 주목받는 논문(featured article)으로 소개됐다.

미래부는 이 소자는 간단한 용액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고 종이처럼 접을 수 있어 웨어러블(착용) 컴퓨터 등의 디스플레이, 통신·저장 장치 소자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연한 메모리 소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그동안 수차례 개발된 고분자 메모리는 휘는 정도가 수 밀리미터() 수준이고, 조금 변형됐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탄성 변형 형태여서 응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강유전체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휘어질 뿐 아니라 접어도 정상 동작하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소자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소자는 1000번 접혀도 메모리로서의 안정적인 전기적 특성을 보였다.

강유전체는 외부 전기장이 가해지지 않아도 전기양극이 생기는 분극을 유지하는 물질이다. 강유전체 메모리는 전압으로 강유전체를 조절해 읽기와 쓰기를 하는 소자로, 속도가 빠르고 전원이 없어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다.

연구팀은 강유전체 고분자와 유기물 반도체 사이의 접합부분(계면)에서 기계적 특성에 대한 상호 적합성에 초점을 두고 실험을 진행해 최적의 물질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소자의 유연성은 구성하는 물질들 사이의 적합성이 중요하며, 물질 각각의 기계적 특성이 좌우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또 이 기술을 실용화하기까지는 약 5년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이 메모리 소자의 기계적 물성을 분석하기 위해 착안한 나노인덴테이션’(누르는 자극, 경도, 영률, 강성 측정)나노스크래치’(긁는 자극, 두 물질 사이의 계면 특성 분석) 기법은 유사한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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