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주

연수사우나 노천탕 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데
젖가슴 앞에서 문득 만월이 출렁대는 거였다
끊임없이 물살을 밀어내며
수천의 손들이
내 몸을 뒤집다가 일으켜 세웠다가
한순간 둥둥 떠오르게 하는 거였다

등 뒤에 벚나무가
만개한 그림자를 펄럭이며
물속으로 걸어왔다
출렁출렁
부풀어 오른 그림자들이
흘러 넘쳤다

내 몸을 빠져나간 그림자가
노란풍선처럼 떠 있는 봄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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