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주

별은
우리가 바라볼 때만 빛난다

골목에 세워진 아픈 불을 다 끄고
고개 들어 긴 숨을 내쉴 때

별은
깜빡이며 우릴 쳐다본다

붉은 별에서 보라 별까지
샛별에서 새벽 별까지

흐느끼는 너를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한다는 것
캄캄하게 흐르다가

흐르면서 쓸쓸해지다가

가장 낮은 바닥에 누워 눈을 떴을 때
거기
가장 뜨거운 별들이 눈썹 위로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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