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길

베트남 친구라는군요. 세탁을 하면서 콧노래까지 부른 가슴이 들
썩거리지 않네요. 미래가 굳어져 간다며 세상 독을 다 마셔버린 한 때
문이라 하네요. 검정깃날가지 멱을 따며 그리워한 호치민까지 갔다
오느라 깨어날 생각 전혀 없네요. 어머니가 엮어 준 바나나 한 무더기
메고 오는 건 아니겠지요. 겨울이라 걱정이지만 추운 줄 모르네요. 작
년에도 부산 외항에서 바다로 뛰어든 친구가 있었는데 포커라도 치
는지 반죽 좋은 표정은 바뀌지 않네요. 미국마저 이긴 고집쟁이니까
말릴 수 있나요. 기다려봐야죠“. 얼마나 많은 강물이 굽이쳐 흘러야
할 까 숲속에 낙엽이지면 누가 쓸어 담을까?” 노래가 끝나가도 눈을
뜨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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