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동

지하철역에
버려진 허물들 찬바람에 밀려
뿌리도 뻗지 못한 채
누울자리 희망이라고
밤낮도 모르며
우산을 펴지 않는다

서산 잡다 놓쳐 버린 석양
눈총 따라 멈춘 자리
모두가 뿌리 될까
이랑을 높이지 않는데
숨겨진 사연 꽃이 필까
기다림이 있는 아침
기적소리 멀다

뿌리 깊은 질경이도
물맛 본지 얼마인가
그래도 내일은 비 온다고
희망을 안고 산다

낙타 등 같은 입맛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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