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덕

맨발로 겨울 터널을 지나
오늘 샛노란 옷 한 벌 걸치고
네 팔과 옷자락 펄럭이며
기웃기웃 창틀에 까치발로

저렇듯 건강한 웃음으로
내 누이의 초경같이
붉은 사향주머니 하나
스멀스멀 번지는 풋풋한 향내
살냄새 번지는 뜨락에

초행길 가듯 달 뜨는 밤이면
불타는 내 누이 살냄새
몸을 던져 가슴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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