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청해진해운의 파렴치한 행태는 도대체 어디가 끝인지 가늠이 안 된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배가 침몰하는 동안 화물량 줄이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청해진해운 물류팀장 김모씨가 사고 소식을 접한 이후 화물량을 축소해 컴퓨터에 입력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김씨는 회사 직원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과적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화물량을 180여t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통화한 시점은 오전 9시38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승객들이 선실에서 대기하며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한시가 급한 때였다. 승객의 생명을 구하는데 전념해야 할 긴박한 시간에 과적 화물량을 축소 조작하고 있었다니 말문이 막힌다.
사고 당일에는 복원성 유지를 위해 화물 987t을 싣도록 했지만 3배 많은 화물 3608t(자동차 108대 포함)을 싣고 운항해 62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침몰 당시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은 구조의 손길이 절실한 승객들을 내팽개치고 먼저 배에서 탈출했다. 안내방송으로는 선실에 대기하라고 해놓고 자신들은 빠져나간 것이다. 이 시간에 선사 측은 과적 문제나 막아보려고 입을 맞추고 있었으니 결국 승객들은 선원이나 선사 측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려진 상태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자신의 안전을 맡겼다가 속절없이 죽음을 맞이했을 승객들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민다. 세월호 승무원들은 탈출하기 전 오전 9시 1분부터 인천·제주 청해진해운과 7차례 통화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는 선장 이준석씨가 청해진해운과 35초간 통화한 사실도 있다. 사고 당시 승객들을 저버린 선원과 선사 측이 과연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도 명백하게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은 화물을 고정해서 묶는 것을 제대로 하지 않은데다 과적까지 해서 복원력을 잃은 데 따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의 복원성이 유지되려면 화물을 987t만 실어야 함에도 자동차 180대를 포함해 이보다 3배나 많은 3608t을 실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로는 세월호의 과적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월호 본래 선장 신모씨와 구속된 이준석 선장도 여러 차례 과적 문제를 지적했지만 무시당했다는 진술이 수사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고 전날 세월호가 출항할 때도 화물을 그만 실어야 한다고 승무원이 건의했지만 선사 측이 무시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과적으로 배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출항시킨 이들에게 세월호 승객들의 죽음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 과정에서 세월호와 청해진해운 관계자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상시적인 과적을 알면서도 눈감아주거나 부실하게 감독한 관계기관도 결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수사당국은 이들의 잘못은 물론 비리 고리까지 하나하나 철저하게 파헤쳐 죗값을 물어야 한다.
세월호 침몰 21일째인 6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아직도 승객 35명은 어둡고 차가운 바닷물속에 갇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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