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무
길게 논둑길 넘어서면
가을 햇살 아직 등때기가 따숩고
명암지를 지나온 바람
보푸라기 한 옴큼씩 달고
풀씨 몇 알 아무데나 몸을 낮춘다.
문득 안심사 대웅전
댓돌 위에 평안히 앉아
가물가물 탱화나 바라볼 나이
뉘엿뉘엿 해 다 기우는 때
인가의 감나무들 잎 다 떨구고
비로소 홍시를 익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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