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배

꽃집 앞

수도승으로 버티고 선 삭발의 버즘나무

동안거 중일까

만행 중일까

보람화원 유리창 안에 꽃들이 보이긴 하는 건지

시선 처리 쉽지는 않겠다

날 세운 바람에도

동요하지 않는 까닭

동토 깊은 곳

천 년 화석으로 남겨질 겨울나무의 혈맥

봄을 퍼 울리는 두레박질 한창이겠지

겨울 철새들 강물 속에서 부단한 발길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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