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섭
비가 내리자 모감주나무가
가만히 합장을 하는 것이다.
장엄한 광경에 놀라
나는 몸을 구부리고 울었다
우리의 사랑을 돌이킬 수는 없다
가슴이 이마에 닳을 때까지
오래도록 기울어져가야만 할 듯이
비는 쉬 그칠 것 같지 않았다
마음 함정이 깊고 커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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