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시장, 대형·SUV 신차 출시 등으로 수입차에 ‘맞불’

수입차 브랜드들이 내수 시장에서 파죽지세로 판매량을 늘려가자 국내 완성차 업계의 대응이 본격화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 3(15733)에 이어 4(16712)에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업계의 올해 수입차 판매량이 예상치인 18만대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경우 내수 시장의 수입 승용차 점유율은 지난해 12.7%에서 올해는 13.4%까지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수입차의 판매 공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에 나섰다. 맞불을 놓은 지점은 갈수록 커지는 디젤차 시장, 그리고 가격 등 측면에서 수입차와 경합도가 높은 대형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다.

국내 디젤차 시장은 이미 유럽 브랜드들이 주도권을 쥔 상태다. 우수한 연비와 동력성능을 갖추는 한편 다양한 가격대로 선택 폭을 넓힌 수입 디젤 모델들이 나오자 국산 브랜드들은 고전하고 있다.

한국GM은 독일 오펠사()의 디젤 엔진을 장착한 중형 세단 말리부 디젤을 지난 3월 출시해 정면 승부를 걸었다. 물량이 부족해 최근 2014년형 모델 판매를 중단하고 2015년형 모델의 사전 계약을 받을 정도로 초기 반응이 뜨겁다.

여세를 몰아, 오는 6월에는 독일 디젤차 브랜드와 말리부 디젤의 비교시승 행사를 연다. 인터넷을 통해 고객 180명을 주행시험장으로 초청, BMW‘320d’와 폴크스바겐 파사트등 유력 디젤 모델들과 성능 대결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뒤지지 않는 연비와 동력,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등을 고객들이 체험하게 함으로써 국내 디젤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게 한국GM의 전략이다.

현대차도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디젤 모델을 이달 말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이고 하반기에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형 쏘나타의 디젤 모델 역시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에서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산 브랜드들은 디젤차 출시를 통한 정면 대응 뿐 아니라 대형차와 SUV 시장을 수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준대형 이상의 국산 세단과 SUV 차량은 가격 측면에서 고객들이 수입차와 가장 많이 저울질하는 차종이다. 같은 돈으로 차급을 조금 낮춰 수입차를 살지, 차량의 크기나 사양 등을 고려해 국산차를 살지를 고민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고민 중인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신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대차의 대형 세단 신형 제네시스가 대표적이다. 제네시스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많은 14045대가 팔렸다. 신차 효과 덕분이다.

수입차로 돌아섰던 고객의 마음을 돌리려는 마케팅도 한창이다. 현대차는 수입차 보유 고객이 에쿠스와 제네시스, i30 등을 사면 3050만원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올해 14월 현대차의 내수 판매량 중에서 SUV를 비롯한 레저용 차량과 대형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2.6%이다. 지난해 비중인 38.7%보다 3.9% p 늘었다.

수입차와 경합도가 높은 대형차와 SUV 분야에서 신차 출시와 공격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판매량을 늘려 수입 브랜드의 잠식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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