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담당부국장

피 말리는 싸움의 결과가 불과 이틀 남았다.
재선이던 초선이던 새로운 ‘목민관’의 탄생을 우리는 눈앞에 두고 있다.
목민관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그동안 민초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달콤한 말로 목민관에 당선된 뒤 자신의 잇속만 챙긴 ‘양두구육’의 공직자들을 우리는 너무 많이 보아왔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목민관이 갖춰야 할 자질로 덕망, 위신, 총명을 꼽았다.
덕이 있어도 위엄이 없고, 뜻이 있어도 분명치 못하면 그 직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렴과 절약과 검소를 생활 덕목으로 삼아 명예와 재리(財利)를 탐내지 말며 백성에 대한 봉사정신으로 민의를 잘 수렴하는 ‘애휼정치’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민심서’ 율리 편에 보면 “지방관은 백성과 가장 가까운 직책이기 때문에 임무 또한 중요하므로 선행, 신망, 위신이 있어야 하고 청렴과 근검을 생활신조로 삼아 부와 명예를 탐하지 말고 민의를 잘 수렴하는 애휼정치에 힘써야 한다”는 구절이 있다.
목민관에 오른 일부 단체장들은 승리의 달콤함에 젖어 유권자와의 약속 실현을 게을리 하거나 주민의 힘으로 얻은 권력으로 주민 위에 군림해 왔다.
가족, 친·인척은 물론 자기편을 위해 각종 이권을 챙겨주고 특혜에 개입해 지탄을 받아온 자치단체장을 수없이 봐왔다.
민초를 위한 진정한 목민관으로 거듭나는 첫 출발은 지금부터다.
리더는 늘 고독한 상황에 놓인다.
진정 유능한 리더는 수 없이 맞이하는 여러 딜레마에서 합리적 계획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다.
리더들이 흔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강력한 리더십과 권한 이양 요구를 들 수 있다.
주민들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발휘해 일사분란하게 리드해 주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각 계층마다에 많은 권한을 이양해 주길 바란다.
주민들은 자치단체장에게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주인정신을 가지라고 주문하면서 한편으로는 손익에 대해 구성원 각자가 책임 져 주기를 희망한다.
리더의 리더십이 뛰어나고 비전이 매우 좋다 하더라도 관리가 불량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다.
반대로 관리가 아무리 잘 되어도 비전이나 리더십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부정이 개입한다거나 부당낙찰 과오를 범하는 등 관료주의적 병폐 타개 방안도 동시에 모색이 되어야 한다.
결국 훌륭한 리더는 여러 가지 형태의 딜레마를 중용적·합리적 계획으로 극복해 나가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제 앞으로 4년은 리더들의 생각과 잠재의식에 달려있다.
주민들이 풍요롭고 영위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목민관은 고독해도 주민들이 고독해선 안 된다.
공약에서 말했듯이 지역 발전을 위한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당선자는 안정된 행정이 효율성 높은 행정을 이끌어 가는 역동적인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학연, 지연, 혈연을 따지는 현실을 극복하는 것이 당선자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과제다.
당선자는 기쁨에 앞서 겸허한 장부의 금도(襟度)를 보여줘야 한다.
이제 더 어렵고 고독한 나날이 눈앞에 놓여있다.
약속한대로 주민들을 위한 봉사의 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선자가 손잡고 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주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목민관은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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