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에 새누리당 '태풍'이 불어닥쳤다.

6.4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1석을 뺀 군수와 광역·기초의원 9석을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4년 전 이용희 전 의원이 이끄는 자유선진당이 군수를 비롯해 광역·기초의원 6석을 석권한 것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대비되는 결과다.

박세복 군수 당선인은 3선 도전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의 정구복 후보를 343표 따돌렸다.

광역의원에 출마한 박병진·박우양 당선인도 현역이 포함된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들을 단숨에 물리쳤다.

혼전 양상을 보인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윤석진 당선인만 재선에 성공했을 뿐, 나머지 7석은 모두 새누리당 차지가 됐다.

3선의 현직 의장마저 새누리당 바람에 힘 한번 제대로 못쓰고 나가떨어졌을 정도다.

이런 배경에는 19대 총선을 계기로 급변한 이 지역의 정치 환경이 맞물려 있다.

이 전 의원의 텃밭이던 이곳은 그가 정계에서 물러나고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이 등장하면서 세대교체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현직 군수에 대한 3선 거부감이 조성되고, 보수색 짙은 노인층이 두터워진 것도 새누리당 압승의 발판이 됐다.

여기에다가 인접한 옥천에 외가를 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선거 막판 제기된 것도 판세를 굳히는 원인이 됐다.

박 군수 당선인은 "이번 선거는 3선의 폐해에 대한 군민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며 "변화를 갈망하는 목소리가 지방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영동/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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