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 옥천읍 교동리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외가가 있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어머니의 발자취를 좇아 몇 차례 찾았던 곳이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도 그는 충청권 공략을 위해 첫 방문지로 옥천을 택했다.

이를 앞세워 새누리당은 정권심판론이 대두될 때마다 "충북의 딸인 박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호소하면서 '박근혜 마케팅'을 폈다.

이를 통해 자치단체장 9석 중 6석을 꿰찼고, 지역구 도의원(28)과 시·군의원(117)도 과반인 19석과 69석을 각각 차지하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정작 진원지인 옥천에서 나타난 마케팅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옥천군수는 당선시켰지만, 도의원 2석 중 1석과 군의원 8석 중 3석을 새정치민주연합과 무소속에 내줬다.

윤진식 도지사 후보의 득표율도 46.97%에 머물러 도내 평균(47.68%)은 물론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당선자의 득표율(50.08%)을 밑돌았다.

인접한 영동서 군수와 도의원을 싹쓸이하고, 군의원도 8석 중 7석을 석권한 것과 대조된다.

원인을 놓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이 지역 정계의 터줏대감으로 군림하던 이용희 전 의원의 영향력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는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지역구인 옥천·보은·영동군수와 지방의원을 싹쓸이하는 막강한 실력을 발휘했다.

19대 총선 직전 정계에서 물러나 힘은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이 지역 선거판에 상당한 입김을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보 스스로 경쟁력이 뒤졌다"고 인물론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나 무소속의 당선인은 모두 재선이거나 경쟁자에 앞서 일찌감치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후보들의 추격이 쉽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이 지역을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의 박덕흠 국회의원은 "박 대통령 마케팅이 옥천서 시들했던 것은 세월호 참사 후폭풍 등이 워낙 컸기 때문"이라며 "충청권서 박 대통령의 영향력은 외가가 있는 옥천이 단연 으뜸"이라고 평가했다.<옥천/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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