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시대’ 종식…새누리당발 ‘강풍’
보은군의회 사상 첫 ‘여 3명’시대 활짝

충북의 남부3으로 불리는 보은·옥천·영동의 정치지형이 재편됐다.

이곳은 지난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 이용희 전 국회의원이 이끄는 야당이 압승한 지역이다.

5선 관록의 이 전 의원은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군수 3명과 지방의원을 싹쓸이하면서 맹위를 떨쳤다.

그러나 19대 총선에 앞서 그가 정계에서 은퇴하고 지역구를 물려받은 아들 재한(51)씨가 낙선하면서 영향력은 급속도로 쇠퇴했다.

이씨를 누르고 금배지를 단 박덕흠 의원은 틈을 놓치지 않고 세대교체의 선봉에 서서 반 이용희 전선구축에 불을 붙였다.

초선의 한계를 딛고 단숨에 새누리당 충북도당위원장 자리를 꿰찬 그는 타고난 정치력을 앞세워 이 지역 정치권의 맹주를 넘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진 지방선거는 그에게 기회이자 시험무대였다.

이를 의식한 듯 그 역시 선거기간 내내 전선을 오가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해 보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다.

충북도당의 책임자로서 충북의 선거 전반을 진두지휘하면서 틈틈이 지역구를 훑고다니면서 자신이 공천한 후보의 당선을 지원했다.

정권 심판론이 거세지자 박근혜 대통령을 살려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직접 거리로 나서 보수층 결집도 끌어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그는 옥천군수, 영동군수와 이 지역의 지방의원 29(도의원 5, 군의원 24) 21(도의원 4, 군의원 17)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영동군수 선거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새정치연합 정구복 후보를 상대로 박세복 후보가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박 후보는 13629(45.60%)를 얻어 13286(44.46%)에 그친 정 군수를 343(1.14%) 차로 따돌리고 신승을 거뒀다.

현직인 무소속 후보에게 보은군수를 내준 게 흠이지만, 세월호 참사의 후폭풍 속에서 일궈낸 성적치고는 고무적인 성적이다.

보은군수 선거는 현역인 정상혁 후보가 9676(44.36%)를 얻어 9155(41.97%)에 그친 새누리당 김수백 후보를 521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옥천군수 선거는 현역인 새누리당 김영만 후보가 17131(57.11%)를 얻어 11432(38.11%)에 그친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종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재선고지에 올랐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영동지역은 새누리당 태풍이 불어 닥쳤다.

기초의원 1석을 뺀 군수와 광역·기초의원 9석을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4년 전 이용희 전 의원이 이끄는 자유선진당이 군수를 비롯해 광역·기초의원 6석을 석권한 것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대비되는 결과다.

광역의원에 출마한 박병진·박우양 당선인은 현역이 포함된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들을 단숨에 물리쳤다.

혼전 양상을 보인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윤석진 당선인만 재선에 성공했을 뿐 나머지 7석은 모두 새누리당 차지가 됐다. 3선의 현직 의장마저 새누리당 바람에 힘 한번 제대로 못쓰고 나가떨어졌을 정도다.

보은군의회가 사상 처음으로 3명의 여성의원시대를 맞게 됐다.

새누리당 고은자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하유정 후보가 나란히 가선거구(보은읍)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비례대표에 당선된 새누리당의 박경숙 의원을 합치면 전체 의석 8석 중 3석이 여성으로 채워진다.

진난 두 차례 선거에서 여성이라고는 비례대표 1명씩이 전부였던 것에 비하면 여성의 대약진이다.

보은군의회 3명의 여성 당선인은 이제 여성의 대변자가 돼 지방의 살림을 챙겨야 한다.<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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