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이래 처음으로 충북 출신 총리가 탄생할지 지역사회의 관심과 기대감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총리 후보자로 내정한 문창극(66) 전 중앙일보 주필은 청주 출신의 중견 언론인이다.
언론인이나 충북 출신이 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의미와 기대가 남다르다.
역대적으로 총리는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 학자 출신 중에서 선택해 왔던 것과 달리, 언론인 출신을 내정했다는 점에서 신선감을 주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개조’를 천명한 상황에서 이를 이끌어갈 사령탑에 언론인 출신을 기용하겠다는 의지의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건전하고 객관적인 비판 의식과, 박 대통령이 통렬하게 비판했던 관료사회의 적폐에 대한 문제점, 개혁과 혁신의 지향점 제시 등에 있어서 수십년간 일선 현장에서 체득하고 경험한 지혜와 선견을 지녔다는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적 논리에 함몰될 수밖에 없는 정치인이나, 관료의식을 쉽게 털어내기 어려운 관료 출신이나, 현장에 대한 이해보다는 이론 중심의 학자 출신으로는 박 대통령이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개조를 혁신적으로 이뤄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반영한 대목으로 보인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같은 막중한 국정을 정치적으로 지역적으로 영향력을 지닌 영남과 호남 출신이 아닌 충북 출신이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충북도민의 자긍심과 기대감이 높다.
항상 소외되고 홀대받아왔다는 지역적 한계에 대한 피해의식 속에서도 묵묵히 지역과 도민을 위해 힘을 모으고 저력을 발휘해 온 역량과 근성은 충북인들이 지닌 특유의 힘이다.
정서적으로나 감성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가치관을 지닌 선비의 고장이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외유내강의 저력이야말로 충북을 이끌어오고 지탱해온 근원이다.
이같은 충북의 기상을 지닌 문 후보자가 모든 국민의 기대와 요구와 열망에 부응, 대한민국을 개조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는 점에서 충북인들이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아까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혁신과 개혁에 충북인들이 앞장서고 모범이 돼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충북 출신이 결코 다른 지역에 비해 모자람도, 부족함도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증명하는 길이다.
박근혜 정부에선 유독 충북 출신들이 중용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일이다.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원종 전 충북지사와 국방장관에 발탁된 청원 출신의 한민구 전 합참의장, 충주 출신의 윤성규 환경부장관, 음성 출신의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 국정 핵심을 주도하고 견인하는 참모들이 모두 충북 출신이다.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둔 정치권에도 촉구한다.
누구든 흠결이 없는 완벽한 사람은 없다. 인사청문회에 나서는 정치인들조차 그 흠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가적 개혁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를 주도할 책임자의 오랜 공백이 국정에 미치는 부정적 파장을 감안하고, 당리당략에 치우친 정치적 논리가 아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에서 판단하고 검증해야 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 검증을 위한 검증은 또 다른 국론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고 나아가 국가적 위기와 적폐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점을 직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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