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축제의 장’이 끝났다. 많은 국민들이 그 축제의 마당에 함께 동참하길 염원했지만 결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치적 냉소’ 그것 또한 국민들 마음의 일부라 여겨보자.
이번 선거에서 도드라지게 부각된 것이 교육감 선거였다. 진보 성향 교육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13명이 당선됐다. 이를 두고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라고도 한다.
민심의 향배가 진보 교육감으로 쏠린 것에 대한 분석도 다양하다. 세월호 참사의 ‘반사이익’이었다는 것과, 단일 후보를 내세운 진보진영과 달리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진영에서 후보들이 난립한 결과라는 것 등이 보수쪽에서 내놓은 분석이다.
그러나 가장 큰 공감대를 형성하는 분석은  현 교육체제로는 안된다는 국민적 각성과 부정부패로 얼룩진 교육계에 개혁과 혁신의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기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는 것.
충북 교육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그동안 보수 진영은 단 한 번의 패배없이 줄곧 당선자를 배출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충북도민들의 표심은 김병우 후보를 선택했다. 충북교육감 선거 사상 첫 진보 교육감의 탄생이었다.
김 당선자는 선거기간 내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교육을 이념 논쟁에서 분리시켜 그것이 나아가야할 합리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던 부분이다. 1987년 도종환 시인과 함께 교육민주화운동을 주도하다 1989년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2000년 전교조 충북지부장을 지낸 이력 등을 지닌 김 당선자를 두고 보수진영은 ‘좌파적 시각을 가진 위험한 인물’이라고 줄곧 공격 했었다. 보수진영 말대로라면 ‘위험한 인물’이자 ‘전교조 출신’의 김 당선자는 선거기간에 강성의 공약을 내세워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보수·진보 통합의 리더십’을 전면에 배치했다. 교육감에 당선된 그가 보수 진보의 교호(交互)와 소통을 통해 ‘연착륙’하겠다는 의지로 이해된다.
인사가 만사라 했다. 김 당선자가 10일 발표한 ‘교육감직 인수위원회’에는 보수와 진보 성향 인사들이 적절한 배합을 이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통합’의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위원장에는 김 당선인의 선거공약과 교육 정책을 가다듬고 비전을 제시했던 엄기형 교원대 교수를, 부위원장에는 교육계 원로로 보수성향이 강한 김병연 전 영동교육장을 위촉했다. 진보 교육감의 등장으로 긴장의 끈을 풀지 못했던 도교육청 직원들도 “도교육청 일반직 인사를 큰 폭으로 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김 당선자의 발언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통합의 리더십을 통한 연착륙은 충북교육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가 더욱 신경쓰고 매진해야 할 부분은 충북교육의 혁신이다. 그것을 이루라고 도민들은 그에게 표를 줬다. 불합리한 것은 뜯어 고치고, 부조리한 것은 그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충북도민의 염원을 늘 되새겨 충북교육 ‘새바람’을 이끄는 ‘신형엔진’이 돼야 한다. 그것이 도민의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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