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첫 진보 교육감인 김병우 당선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다.
김 당선인의 ‘교육감직 인수위원회’가 16일 출범식을 갖고 17일부터 도교육청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것으로 인수인계에 나선다.
김 당선인은 인수위가 ‘점령군’으로 비치지 않도록 인수 위원들이 낮은 자세로 일하고, 행동에도 특별히 유념해 줄 것을 당부했다.
도내 일부 자치단체의 인수위가 해당 기관에 무분별하게 자료를 요구하고 공무원에게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논란이 됐던 것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인은 인수위 명칭을 ‘함께 행복한 충북교육감직 인수위원회’로 했다.
인수위 출범을 통해 충북교육에 희망차고 행복한 변화를 준비하면서 도민들의 뜻을 받들어 대립과 배제의 역사를 넘어서 소통과 화합으로 더욱 행복한 충북교육을 이루라는 엄중한 소명을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조직·인사, 예산·재정시스템 분석 등의 정책 방향 설정, 주요 핵심공약에 대한 추진 방향 제시, 시급히 추진해야할 현안과제 등을 점검하고 준비할 계획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김 당선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며 쉽지 않은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김대성 충북교육감 권한대행과 김화석 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이 잇따라 명예퇴직과 사직원을 냈다. 전교조 충북지부장 출신 교육감과의 불편한 ‘동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국장은 진문직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로 김 국장은 이기용 전 교육감이 충북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한 후 충북교육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보수 성향인 이 전 교육감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힌다. 이 전 교육감과 호흡을 함께 하며 도내 교육계를 이끌어 왔다.
그런 만큼 17일 본격적인 업무 인수에 나설 김 당선인의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활동에 앞서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충북도학교학부모연합회는 김 당선인이 추진키로 한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대한 반대를 주장하고 나서 김 당선인의 진보교육정책이 시작도하기 전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이미 교실에서 학생과 교사의 질서가 무너진 상태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면 교실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 것 이라는 게 연합회의 주장이다.
학업성취도평가를 놓고도 시각차가 팽팽하다.
김 권한대행이나 김 국장은 이 전 교육감과 호흡을 맞춰 6년 연속 1위를 달성했지만 진보 교육감 당선 후 부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오는 24일 학업성취도평가가 예고돼 있지만 일선 학교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당선인과 코드를 맞추려는 움직임에 김 당선인이 실시하지 않으려는 학업성취도평가에 관심을 두는 일선 학교 현장을 찾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교육현장이 갖는 특수성과 민감성을 고려할 때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모든 것을 일순간에 뒤바꿔 버리려 한다면 학교 현장의 혼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교사에게 돌아간다.
교육 현장에서의 마찰과 혼란을 최소하면서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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