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경제사정 영향…축하행사 생략·봉사활동으로 대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자치체 수장들의 취임식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수천 명을 초청해 떠들썩하게 치렀던 4년 전과 달리 최대한 검소하고 조용하게 넘어가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취임식을 아예 하지 않겠다는 단체장도 많다.

세월호 참사의 추모 분위기를 훼손하지 않고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몸을 낮추려는 인식이 확산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선에 성공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71일 오전 10시 시청 현관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공무원들에게 간단한 인사말을 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한다.

4년 전 초선 시장 때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시민과 공무원 1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변화와 화합의 한마당행사로 취임식을 열었다.

수원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추모분위기를 이어가고 경제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최대한 검소하게 축하행사 없는 '작은 취임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 당선인도 5기 때와 달리 도립국악단 축하공연 등 이벤트를 모두 없애고 자원봉사자가 가곡을 부르는 식전 행사만 한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1일 저녁 시간을 이용, 직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소박하게 취임식을 열기로 했다.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처럼 공식 축하행사와 공연 없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고 일부 시장·군수는 봉사활동으로 취임식을 대신한다.

김기현 울산시장 당선인은 취임 첫날 점심때에 섬김과 봉사의 시정을 약속하는 의미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배식봉사를 하기로 했다.

재선에 성공한 이필용 충북 음성군수도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활동을 하고 나서 장애인 복지관을 방문해 급식봉사를 한다.

3선에 성공한 조억동 경기 광주시장은 취임식 경비 900여만원을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고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김성기 가평군수도 취임식 대신 노인복지회관을 찾아가 배식과 청소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봉사활동이 새로운 취임식 트렌드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취임식 대신 독도 방문, 민생투어 등 이색적인 행보에 나서는 당선인도 눈에 띈다.

3선 연임에 성공한 어윤태 부산 영도구청장은 취임식 대신 현장을 찾아다니며 주민과 대화하는 민생투어를 한다.

역시 3선에 성공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별도의 취임식 없이 독도 담당 자치단체장으로서 독도수호 의지를 알리고자 취임 첫날 독도로 달려간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취임식 대신 토론회 형태의 '도민과의 대화'를 개최, 민선 6기 도정을 이끌어가는 데 필요한 도민의 아이디어를 얻기로 했다.

교육감 당선인들도 '축소와 간소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당선인은 "교육감으로서 업무를 시작한다는 인식 아래 외부에 보여주는 행사 없이 취임식을 하겠다""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규모나 외형은 축소되고 간소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 당선인도 직원들만 참석하는 취임식을 열되 참석자 수를 줄이거나 직원들이 늘어서지 않는 방식으로 '탈권위적 행사'로 치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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