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공식 출범을 앞둔 통합청주시가 갈등과 혼란 속에 표류할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청주·청원통합추진공동위원회가 사실상 전권을 행사해 내놓은 통합청주시 첫 인사 내용 때문이다.
화합과 축제 분위기 속에 첫 발을 내디뎌야 할 통합청주시가 통합에 대한 몰이해에 따른 적용 오류로 인해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공직 내부에선 전문성·안정성을 고려하지 않은 억지 짜맞추기 인사로 공직 내부의 갈등과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통추위의 인사안은 행정적 합의사항일 뿐 법률적 구속력이 없는 데다, 통상적인 인사 관행마저 무시한 채 6급 이하 하위직 배치 인사까지 개입하면서 월권 논란마저 초래하고 있다.
통추위는 18일 3300명에 달하는 통합청주시 첫 인사를 단행했다.
외형적으론 이승훈 청주시장 당선인과 협의를 거쳤으나, 내면적으론 사실상 통추위가 주도적으로 확정한 인사안에 이 당선인이 형식적으로 서명한 한 것이나 다름없어 이 당선인조차 이번 인사안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통추위는 이번 인사에서 청주시·청원군 공무원 전원을 직급에 따라 본청, 구청, 사업소, 직속기관 등 각 부서에 교차 배치를 원칙으로 수평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서 특성에 따른 직렬별 전문성과 안정성을 감안하지 않은 기계적 형평성에 따른 끼워넣기 인사로, 행정 효율성과 부서간 유기적인 협력구도를 저하시키는 부작용만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공직 근무 연한이나 현 직급 승진 시기 등이 앞서는 공무원이 본청에서 구청 또는 사업소로 전보되는 것은 물론, 공직 후배 밑에서 부하직원으로 근무하는 상황도 발생하면서 업무의욕과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통추위가 최대한 원칙을 지켰다는 교차 배치 역시 직렬과 직급의 행정적 합리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 형평성에만 치중한 배치라는 불만도 팽배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통추위가 통상적인 인사 관행이나 단체장과 부서장의 고유권한까지 침해하면서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들의 자리까지 배치, 단체장의 고유권한마저 무력화시켰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여기에 청주시장 당선인이 구상하는 통합청주시 발전 전략과 주요 시책을 조직·인사 과정에 반영하지 않아, 당선인의 행정 지휘 방향에 장애가 될 수밖에 없는 점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통추위가 기능과 역할의 영역과 범위를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해 권력과 권한으로 오판하고, 행정 효율성과 인사 효율성에 대한 몰이해가 자초한 결과다.
특히 통합의 본질적 의미와 목적마저 편협적 판단으로 접근함으로써, 갈등과 혼란만 부추기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효율성과 안정성, 전문성 등을 무시한 기계적 형평성이 통합의 본질이 아니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과 기능이 무소불위가 아님을 인식하지 못한 통추위가 결과적으로 청주·청원의 화합과 결집 속에 열릴 축제의 판을 깨버린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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