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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투가 크면 어깨를 누른다
감투가 크면 어깨를 누른다
  • 지영수
  • 승인 2014.06.22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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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부 부국장

‘말 타면 종 부리고 싶다더니’ 사람의 욕심을 빗대어 흔히 쓰이는 말이다.
충청권 광역·기초의회는 6.4 지방선거가 끝나고 다음 달 초 새로운 원 구성을 한다. 이와 관련, 당선인들이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의장단 구성을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선거기간에 허리를 바짝 굽히고 머리를 조아리며 지역주민들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표를 호소하던 당선인들이 이제는 감투싸움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의회를 비롯해 일선 시·군의회 대부분 새누리당이 다수당을 차지, 소속 당선인들 가운데 의장 등을 놓고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다.
청주·청원지역 당선인들의 경우 통합 청주시 초대 의장을 놓고 내부 갈등 양상마저 드러냈다.
청원 출신 당선인들은 청주·청원 통합 상생발전 합의사항을 존중, 향후 3대 의회 기간(12년) 전반기 의장은 청원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청주 출신 의원들은 청주시·청원군의회가 통합된 만큼 출신 지역을 구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당선인들의 개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방의회의 원 구성은 마치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감투싸움으로 어느 곳이라고 할 것도 없이 대부분 다 일어나난다.
특히 의장·부의장단 상임위원장 자리에 대한 야합, 뒷거래 의혹은 물론이고 막말·폭력 등 구태가 여전하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대두괴고 있는 것도 일은 안하고 싸움만 일삼는 이런 행태 때문이다.
지난 2012년 7월 청주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 당시 새누리당은 시의원들이 특정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하기로 내부적으로 합의, 민주당과 사전 조율까지 했다.
그러나 이를 어기고 독자 출마한 시의원이 민주당의 지원을 받아 당선되면서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부의장에 당선된 시의원은 당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당원자격 3개월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의 비이성적인 언어폭력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당시 시간이 지나면서 논란이 흐지부지됐지만 4명의 상임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는 등 시의회가 한동안 파행 운영돼 외부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고, 새누리당으로서는 적지 않게 이미지가 훼손됐다.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의원이 이번엔 도의원 선거에 당선돼 의장직을 노리고 있다고 한다.
감투를 탐내는 사람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인간에게는 지배욕·명예욕이 언제나 있기 때문에 몇 안 되는 감투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영국의 평론가 죤 러스킨은 ‘배의 선장이 되고자 하는 자가 다 그 배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항해 갈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만 ‘Captin 아무개’라는 호칭으로 불리기 바라기 때문이다‘고 했다.
자격이 있는 사람이 그 감투를 노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무자격자가 그 감투를 노리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 속담에 ‘감투가 크면 어깨를 누른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제 능력보다 과분한 지위에서 일을 하게 되면 감당하기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지방의회의 감투싸움을 보면서 감투가 커서 감당을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작은 감투라도 꼭 쓰려고 애를 쓰는 자가 적지 않아 쓸쓸함과 한심한 생각이 든다.
제 몸에 맞지도 않는 옷을 입으려고 발버둥 치면서 그 자리에 앉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용해 교묘한 방법으로 비방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당선인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의장을 비롯한 자리다툼이 아니라 지역주민이 바라고 요구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살피고 수렴하는 일이다.
2년마다 되풀이되는 의장단 선출이 이전투구로 물든다면 지방의회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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