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첫 진보교육감 ‘김병우 호’의 출항을 앞두고 충북형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김 당선인은 충북교육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모두가 행복한 충북교육을 만들겠다며 충북형 혁신학교를 제1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당선인은 충북교육이 암기·문제풀이 식 수업으로 지나치게 경쟁과 실적위주의 교육을 펴는 바람에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잃고 지쳐가는 등 기본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비판해왔다.
충북형 혁신학교는 행정업무 중심의 학교 체제를 수업·생활지도 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을 갖춘 교장과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지원하는 체계도 구축된다.
수업은 교사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에서 체험·탐구, 협력·토론, 공감·상생 중심으로 확 바뀐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고, 학력은 자연스럽게 신장될 거라는 게 김 당선인의 생각이다.
2015~2017년 초·중학교 10곳을 혁신학교로 지정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특색에 맞게 ‘도시형 미래학교’, ‘농·산촌형 창의학교’ 등 권역별로 지정·운영된다. 혁신학교는 사업비로 연간 1억~2억원이 지원되고, 학교장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를 위해 연간 20억원씩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학기에 ‘혁신학교 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권역별로 공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같은 김 당선인의 혁신학교 운영 계획에 대해 충북교육계는 물론 학부모들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혁신학교는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 경기도 김상곤, 서울시 곽노현을 포함한 진보교육감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했던 학교 모델이었다.
교육감 선거 최고의 이슈였던 혁신학교와 친환경 무상급식 등의 공약으로 서울·경기·강원·전북·전남·광주에서 진보교육감들이 당선됐다.
서울과 경기·전북은 ‘혁신학교’, 광주는 ‘빛고을학교’, 강원도는 ‘행복더하기학교’, 전남은 ‘무지개학교’라는 이름으로 456개의 혁신학교를 만들었다.
한국 공교육 체계 천제를 한꺼번에 바꿀 수가 없으니 우선 준비된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전체 학교를 점차 바꿔나가자는 취지다.
혁신학교는 점수위주의 주입식 교육으로 대변되는 잘못되고 있는 공공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시도였으며, 많은 성과와 가능성을 주었다.
교육과정의 다양화와 특성화,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학교 운영, 공동체 지향, 학생과 학부모의 참여 확대 등은 혁신학교의 특징이자 잠재력과 가능성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통적 개념의 ‘학력 저하’ 우려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주입식 교육을 탈피한 수업 방식과 당장의 입시 준비와 관련이 적은 활동이 많은 탓이다.
충북에선 혁신학교가 운영된 적이 없고,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 아직은 그 성과나 문제점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보충학습’ 등을 폐지하면 학력저하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은 사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공공교육은 혁신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혁신에 앞서 학력저하 등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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