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 810만원에 전문가 “문화적 가치 돈으로 환산 안돼”

문화적 가치를 지닌 보은 에밀레 박물관이 재정난과 무관심 등 관리부족으로 손실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22일 보은 속리산 입구 정이품송 근처에 수십년째 문을 닫고 있던 에밀레 박물관에 화재가 발생해 건물 2동(231㎡)을 태우고 1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날 화재로 장식품, 비품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810만원의 피해를 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에밀레 박물관을 문화적 가치로 환산했을 경우 피해는 돈으로 책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박물관은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미국 하버드대에서 구조 공학을 공부하고 한국 민화연구에 힘을 쏟던 고 조자용 박사가 세운 사립 민속 박물관이다.

박물관이 성황을 이룰 때는 각종 민속공예품과 민화 귀면와(鬼面瓦), 장승, 유물, 도깨비 관련 사료를 전시했고 전통문화 행사를 갖는 등 대표적인 민속 전문박물관으로 자리 잡았다.

화재로 소실되기 전의 에밀레 박물관 전경.

하지만 지난 2000년 조 박사 타계 후 전통미술을 계승하려는 제자가 재건하려고 노력했지만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자 결국 폐관에 들어갔다.

주민 정모(58)씨는 “문화적 가치가 높은 에밀레 박물관을 지속적으로 운영했다면 이 같은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며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려 안타깝기만 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한국전통문화대 최종호 교수는 “조 박사의 열정과 의지가 높게 평가되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가 문화적 가치에 대한 보존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자체단체나 의회도 서울시처럼 미래예산이라는 조례 등을 만들어 선도적으로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보은/김정수〉

화재로 소실되기 전의 에밀레 박물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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