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인은 당선 뒤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시민중심의 행정을 펴고 변화와 개혁을 통해 고인 물을 흐르게 하겠다고 밝혔다시민 중심의 참여행정을 강조한 것이다그는 또 인수위원회 성격의 시민경청위원회를 꾸려 지역사회 원로와 시민사회단체의 참여를 보장했다권 당선인의 이 같은 행보는 대전시정이 장기간 관료 출신 시장들에 의해 주도되면서 공무원 일변도의 경직된 행정이 지속돼 왔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시장은 1995년 민선 1기 홍선기 전 시장부터 지금까지 19년간 정통 관료 출신이 맡아 왔다이 때문에 대전시정이 획일화된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대전시 관료 출신들이 산하기관 요직을 휩쓸어 지방 관피아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이는 그동안 많은 전문가가 대전 시정에 대해 외부 네트워크의 다양성시스템 혁신능력새로운 시도에 대한 포용성 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을 잇달아 해 온 사실에서 입증된다.

권 당선인이 이런 요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인사 확대 등 공직사회에 대한 강력한 쇄신에 나서야 한다이를 위해 우선 지역 내외를 막론하고 동원 가능한 인력풀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당장 잘 아는 인사만 챙기는 회전문 인사’,‘내 사람 쓰기가 되기 쉽다또 오래된 관료체제로 인해 생긴 조직 및 산하 공기업출자·출연 기관의 비효율성에 대한 수술도 절실하다이에 대한 확고한 방침이 있어야 그에 합당한 사람을 데려올 수 있다특히 인사 쇄신은 출범 초기에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다음 달 1일 시장 취임 때까지 이제 일주일 남았다진정한 공직사회 혁신을 하려면 밤을 새워도 부족한 시간이다.

권 당선인은 피를 말리는 접전 속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관피아’ 폐해를 없앨 수 있는 행정관료 출신의 정치인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사실을 임기 내내 깊이 새겨야 한다. ‘시민을 행복하게대전을 살맛나게라는 민선 6기의 새로운 시정구호처럼 초심의 개혁정신으로 시청을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 조직으로대전를 살고 싶은 도시로 변모시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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