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예인, 충북의 문화를 이끈다<9>
박지현 첼리스트

 


박지현(34) 첼리스트는 아직 공연이 주는 마법 같은 벅찬 감동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했다. 지역에서 가장 성장가능성이 높은 젊은 예술인에게 수여하는 현대충청신진예술상 수상으로 지난주 현대백화점 토파즈홀에서 공연을 가진 그는 이제 활을 쥔 어깨가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간 스스로 즐기면서 하는 음악에서 관객들도 감동을 얻는다는 생각으로 즐겁게만 연주했는데 이제는 더 깊고 넓어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객석을 가득 메워주신 관객들의 응원에 보답하는 길은 더 좋은 연주로 그들을 자주 만나야 하는 것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열심히 연습해 꾸준히 성장하는 연주자가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연주하고 있어서일까.
지난해 청주시민회관과 서울리코디아홀에서 가진 귀국독주회에서는 만석을 기록했고, 현대백화점 토파즈홀은 좌석이 부족해 간이의자 200개를 추가로 설치하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수준 높고 감동적인 연주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첼로 연주를 시작한 지 올해로 18년째지만 아직도 연주하는 매일 매일이 새롭고 행복하다는 박 첼리스트. 그는 현대충청신진예술상 수상자와 첼리스트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겠노라 재차 다짐한다.
첼리스트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산다는 것은 연주만 잘 하는 음악가가 되겠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마음에 가장 가까이 닿은 첼로 연주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도 첼로 연주처럼 아름답고 깊이 있게 가꾸는 것이 그의 꿈이다.
수차례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연주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소리로 나타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이 마흔이 넘으면 마음이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난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연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삶도 바르고 아름답게 일궈야겠다고 다짐했지요.”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초등학생 때부터 음악을 시작한 것과는 달리 그는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활을 잡았다. 한 번도 첼로 연주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없었던 평범한 여고생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의 이끌림으로 첼로와 만났고, 평생 활을 놓지 않겠다고 매일 다짐하는 음악가로 성장했다.
또래의 연주자들보다 다소 출발은 늦었지만 최선의 노력으로 최고의 첼로 연주를 선사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관객들은 언제나 무대에 선 제 연주로서만 저를 평가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연주자다운 연주자가 되겠습니다.”
1981년 청주에서 출생한 그는 상당고와 중앙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오아이오 라이트 주립대와 미국 캔사트대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러시아 볼고그라드 음악대학 마스터클래스를 수료하고 충북도립교향악단과 러시아 볼고그라드 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현재 국립한국교통대와 충청대, 충주예성여고 외래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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