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임식 한범덕 청주시장

-청주청원 통합·노인자살예방사업 등 뿌듯해
-각종 비리의혹 “청주이미지 실추 책임 느껴”

한범덕 청주시장이 30일 ‘시장’을 떼고 ‘시민’이 된다. 청주·청원 통합의 주역인 그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첫’통합청주시장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민선5기 재임시절 많은 일을 한 한 시장은 그 만큼 비판도 오해도 많았다. 부담과 책임 등을 훌훌 털고 정들었던 청주시를 떠나는 그는 “아쉬움과 홀가분한 마음이 혼재한다”고 말했다.
“통합청주시에 대한 미래그림을 나름대로 그리고 있었는데 그 그림을 펼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공직에서 벗어나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데에서 한 숨 돌리는 홀가분함을 느낍니다.”
한 시장은 ‘청주토박이’다. 지난 1952년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 주성초와 청주중, 청주고를 졸업했고, 충북도 기획관리실장과 충북도정무부지사 등을 지내며 충북, 청주와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서울대(동양사학과)와 청주대 대학원(행정학 석사), 충북대 대학원(행정학 박사)을 졸업했으며, 22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대전시 대덕구청장과 충북도 정무부지사 등을 거쳐 행정자치부 2차관을 지냈다.
한 시장이 생각하는 재임기간 가장 뿌듯한 업적은 물론 ‘청주·청원 통합 결정’이다. “청주·청원의 미래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이었다”는 게 한 시장의 설명.
한 시장은 세 번의 통합무산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답습해선 통합을 이뤄낼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농기계 임대은행 운영이나 공무원 교류 등으로 청원군민에게 다가서는 물꼬를 텄다. 통합 협의는 민간협의체 차원에서 논의하되, 청주시는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방식으로 통합 추진에 힘을 실었다. 시가 통합추진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한 시장은 묵묵히 자신의 신념을 지켜 청원군민의 가슴을 녹여냈다. 그는 통합은 “개인의 업적이 아니라 85만 통합시민이 이룬 업적”이라고 시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청주·청원이 66년만에 통합된 것은 역사적인 일이지만, 특히나 관 주도 결정이 아니라 헌정사상 최초로 주민 자율에 의한 통합이라는 점이 깊은 의미를 갖습니다.”
청주시장 재직기간은 “매일이 힘들고 어려운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한 시장은 말한다. 집단민원과 현안사업도 많았지만, 어렵고 힘든 일들을 헤쳐 나가며 가슴 뿌듯한 보람도 느꼈다.
통합시의 원만한 출범을 위해 도시계획, 시구청사 입지선정 등 분야별로 ‘백년대계’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또 난항을 겪던 청주테크노폴리스를 정상궤도에 올렸으며, 초중학생 무상급식, 복지재단 설립 등 보편적 복지마련에도 힘썼다. 청주읍성 복원 등 ‘교육문화도시 청주’는 그의 중점 사업 중 하나다.
한 시장은 “무엇보다 ‘생명존중 노인자살예방사업’으로 노인자살률을 22.8% 감소시킨 것이 개인적으로 뿌듯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옛 연초제조창 사건 등과 관련, 청주시가 비리의 온상인 듯 오명을 쓴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민들께 죄송하다”면서도 “개인의 비리를 시장과 연관 지어 의혹을 제기하고 정략적으로 이용한 일부 정치인들에게 유감이다”고 토로했다. 또 “시민혈세낭비 의문에 대해서도 법원판결을 통해 청주시 손실이 없었음이 밝혀졌다”면서 그러나 “개인비리임에도 청주시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만큼 책임을 크게 통감한다”고 말했다.
퇴임 후 청주에서 지내겠다는 한 시장은 “앞으로 가정에서는 더 자상한 아빠, 친구 같은 남편 역할에 충실하려 한다. 대학 강단에 서서 학생들과 학문을 나누고, 청주에 머물며 청주시 발전을 위해 응원하겠다”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책읽기, 글쓰기 작업에 몰입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시민들에게 “지금까지의 성원에 감사드린다. 이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 통합청주시가 출범하는 만큼 85만 시민 모두가 한 가족이란 생각으로 문화교육도시 청주시민의 긍지를 가지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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