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미국 전역에선 이날을 기념하기위해 성조기를 앞세운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와 연주회, 불꽃놀이 등 대규모 기념행사가 펼쳐지고 저마다의 손에 쥔 성조기로 물결을 이룬다.


 미국의 대표적 스포츠인 미식축구와 농구, 야구 등을 시청하다보면 유독 골대와 유니폼, 시설물 등엔 어김없이 성조기가 부착돼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 미국인들 대부분의 집과 사무실엔 개개인이 장식한 성조기가 자랑스럽게 걸려있고 성조기로 디자인한 미국의 유명 의류브랜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조기는 미국인들의 자긍심이고 일상인 것이다.


 이처럼 미국인들이 성조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 세계 정치·경제·군사·예술·스포츠 등을 주도하고 있는 세계 최강국 미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도 일부 작용하고 있겠지만 그들이 그 토록 자랑스러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미국은 위기에 처한 자국민을 위해 국가가 직접 나서서 끝까지 보호하고 해결한다.
 미국은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3500여명의 희생자를 낸 9.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을 10년만에 찾아내 사살했고,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들은 북한에 억류중인 자국민을 데려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을 방문해 그들과 함께 귀국했다.


 미국은 국가가 국민을 위해 어떠한 선택과 노력을 하는지 여실히 보여줬고 이를 지켜본 미 국민들은 이러한 국가를 위해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마음속 깊이 되새겼을 것이다.


 특히, 미국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전사자와 의사자에 대한 국가적 예우는 매우 각별하다.  과거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비롯한 전 세계 전장에서 전사한 미군유해를 지금까지도 추적·발굴해 알링턴국립묘지에 안장시키고 그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어떠한가?

북한 수용소에서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고령의 국군 포로를 위해,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다 영문도 모른 채 납북돼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게 된 어민들을 위해, 서해교전 때 대한민국의 영해를 지키다 장렬히 산화한 장병들을 위해 국가는 무엇을 했는가.

북한을 방문한 한국의 대통령들은 방북의 조건으로 막대한 경제지원 등 주고 온 것은 많았으나 받아온 것은 고작 기념선물과 송이버섯 등이 전부였고 국군포로와 납북자 어느 한 사람도 데려오지 못했다. 아니 데려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부정축재와 측근비리로 얼룩진 한국의 일부 전직 대통령들은 마치 대통령 임기와 함께 국민의 임기도 끝난 것처럼 국가를 위한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박종혁 병장의 어머니가 피눈물로 쓴 수기에 나와 있듯이 연평해전 다음날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일본으로 건너가 축구경기를 관람했고, 정부관계자는 북한을 의식해 해당부대를 찾지도 않았다.

이들은 전사자들의 장례식과 추모식 참석은커녕 전화한통도 없었다고 한다. 하물며 주한미군사령관도 위로의 편지를 보내왔는데 말이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헌신한 국민을 위해 국가가 나설 차례인 것이다. 더 이상 위정자들의 거짓된 말과 행동에 농락당할 국민은 없다.

이젠 이념과 갈등을 넘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나라로 거듭나길 빌며 월드컵 때만이 아닌 일상 속에서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휘날리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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