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지방의회들이 원 구성을 둘러싸고 정당간, 또 정당 내부적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지방의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자신들에 대한 지역주민의 비난과 비판엔 귀를 닫으면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행태로 비난을 더하고 있다.
충북도의회는 원구성 과정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간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 끝에 합의점 도출에 실패, 새누리당의 독식 체제로 출범했다.
다수당을 차지한 새누리당은 9대 도의회 당시 소수당의 설움을 앙갚음하기라도 하듯, 다수당의 권력을 맘껏 휘두르고 있다.
다분히 정치적 횡포며, 정치적 보복에 불과하다.
그러고도 모든 책임을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 떠넘기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은 9일 기자회견을 자청, “개원부터 몽니를 부려가며 자신들의 주장만 관철하려 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태도를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겠다”며 “(새정연은) "애초부터 대화와 타협의 생각이 없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대화와 타협의 생각이 없었던 것은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임에도, 약자인 새정연 측에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겠다는 정치적 공세나 다름없다.
새정연 소속 도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상생의 지방자치, 성숙한 지방자치 정착이라는 도민의 염원을 한꺼번에 날려버렸다"며 "새누리당이 여야 합의 없이 싹쓸이 원 구성을 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이고도 그 책임을 야당에 돌리는 몰염치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겨냥했다.
10대 도의회에선 분명히 약자적 입장이나, 9대 도의회에서 자신들이 보여준 당리당략적 행태에 대한 자성과 유감 표명은 뒷전이다.
어찌보면, 이같은 정치적 악순환을 자초한 것은 새정연이다.
충주시의회도 의장 선출 등 원 구성을 놓고 새누리당간 갈등을 빚는가 하면, 여야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초 내부 결의를 통해 의장 후보를 선출했으나, 의장 선거 과정에서 반란을 일으켜 당초 결정됐던 후보가 낙선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새누리당 내에선 윤범로 의장이 일부 새누리당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과 야합한 결과라며, 내부 갈등을 겪은 끝에 윤 의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영구제명되는 사태까지 빚었다.
이 때문에 개원식 이후 사흘째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등원을 거부하면서 반쪽짜리 의회로 전락했다.
감투가 없으면 지방의원을 할 수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
지방의원의 본질적 책무를 저버리면서까지 싸우고 대립해야 할 만큼 중요한 것인가.
지방의원의 본질적 책무는 주민과 지역을 위해 성실히 의정활동에 임해야 하는 일이다.
이같은 준엄한 책무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지방의회에 무엇을 기대하고, 그런 지방의회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