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가 16일 333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10일 동안 회기에 들어간다. 새롭게 구성된 10대 충북도의회 첫 회기다.
10대 도의회는 첫 공식 일정인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등 의장단 선출부터 삐걱거렸기 때문에 이번 회기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31석 중 21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은 지난 주 단독으로 원 구성을 마쳤다. 의장을 비롯해 부의장 2명, 6개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까지 모두 새누리당 의원들이 ‘싹쓸이’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다수당의 횡포’라며 반발했고, 새누리당은 ‘타협안을 거부한 야당의 책임’이라며 연일 공방을 벌였다.
여·야간 앙금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첫 회기에 돌입, 당장 의회와 협의해야 하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현안에 빨간불이 켜졌다.
충북도의 당면한 과제 중 충북경제자유구역 에어로폴리스 MRO(항공정비)단지 개발 사업비 등 추경 승인에 ‘태클’이 걸려 민선6기 초반부터 발목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330억원을 들여 공영개발한 뒤 기업에 무상임 대하겠다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시종 지사의 구상을 여당이 쉽게 동의할 리 없기 때문이다.
이미 새누리당은 충북도정을 전반적으로 손보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태다. 야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던 9대 도의회를 ‘집행부 방탄의회’로 규정하기도 했던 만큼 이번에는 역전된 상황을 100%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 진영인사로는 첫 충북교육계 수장에 오른 김병우 충북도교육감도 도의회와의 관계 형성에 적지 않게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은 이번 회기에 1회 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기정 예산 대비 7.8%(1557억원) 증액된 2조1491억원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김 교육감의 공약 관련, 예비혁신학교 운영비 2억원 등 7억4689만원이 반영됐다.
진보성향인 김 교육감의 의중이 처음 반영된 추경예산안을 새누리당이 원안대로 동의할지 의문이다.
교육위원회는 새누리당 4명과 새정치연합 2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9대 의회에서 ‘이시종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새누리당 김양희 의원이 교육위에 들어가면서 부담이 적지 않다.
첫 진보교육감 탄생에 도교육청도 대대적인 개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의회를 장악한 새누리당이 얼마나 협조해 줄지도 관건이다. 초·중·특수학교 전면 친환경 무상급식 등 복지예산이 대폭 삭감될 가능성도 높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13명 중 새누리당이 9명이며, 위원장과 부위원장도 모두 새누리당 의원들이 맡았다.        
도의회를 장악한 새누리당은 도민의 혈세가 제대로 쓰이는지 꼼꼼히 따져 보기보단 오로지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겠다는 태세다. 이런 자세라면 건강한 견제와 합리적인 비판은 어렵다.
의회에선 ‘반대를 위한 반대’ 등 명분 없는 싸움은 지양해야 한다.
당리당략에 휩싸여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살펴보는 것은 뒷전인 채 무조건적 발목잡기를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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