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 남편이 바람난 여자랑 살림을 차리고 양육권을 모두 제게 넘겼는데 애들이 어릴 때는 아이들 돌보느라 낮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애들이 자는 시간에 호프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겨우 꾸려나갔지요.” (한부모 A씨)
#2 “지금 막내가 초등학교 5학년인데 전 남편이 사업하다 사채 등 빚을 많이 져서 이혼하고도 그 빚에 시달려요. 작년에 교통사고까지 당해서 일을 할 수도 없고 애는 어린데 사는 게 막막해요.” (한부모 B씨)

충북의 한부모 10명 중 8명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충북여성발전센터(소장 유영경)가 최근 발간한 ‘2014 충북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및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에 의해 드러났다. 충북 한부모가족의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충북도내 604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2010년 현재 충북에는 전체가구 55만8796가구 중 4만4547가구의 한부모가구(8.0%)가 있으며, 이중 모자가구는 77.9%, 부자가구는 22.1%이다.
한부모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경제적 어려움이 80.9%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녀양육과 교육문제 12.3%, 주거문제 3.1%가 뒤를 이었다. 지원금을 포함한 가구의 한 달 소득은 100만원 이상~200만원이 61.7%로 일반 가구의 평균 소득 353만원의 1/2 수준으로 추정된다.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는 77.9%, 과거에 받았으나 현재 받지 못하는 경우는 10.3%였으며, 자녀양육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양육·교육비 부족’이 63.8%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경미 센터 연구원은 “연령이 많을수록 학력과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중학생 이상 자녀를 둔 한부모일수록 상대적으로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며 “청소년기 자녀를 두거나 경제적으로 취약한 한부모 집단이 양육비 문제로 인한 빈곤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부모의 취업률은 81.5%로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임시직이 35.9%, 일용직이 25.1%, 상용직이 24.7%로 고용지위가 매우 불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한부모는 가장 많은 34.3%가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정책지원에 대한 의존도나 이용도는 한부 보다는 한모가 높게 나타났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장 많은 41.7%가 ‘건강문제’를 꼽았다.
한부모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은 생계비지원 66.7%, 양육비 및 학비 보조 15.3%, 임대아파트, 전세융자금 보조 등 주거지원 10.4%, 경제적 회생을 위한 지원 2.1%, 취창업지원 1.2% 순이었다.
백 연구원은 “가구주들의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위해 가족특성을 고려한 시간대와 지원내용을 고려한 가사 및 자녀돌보미 지원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이 저소득층의 근로능력을 진작시키는 동시에 생활을 보장해 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영경 소장은 “그동안 현장에서 실감했던 자료들이 실태조사를 통해 데이터화되었다는 것은 정책제언을 위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한부모가족의 유형별·생애주기별 종합적인 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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