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그녀, 항생제 부작용으로 청각장애를 갖게 된 그녀, 남편의 사업 실패로 13억의 빚을 져야 했던 그녀, 가난과 병으로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던 그녀…우리들의 엄마이자 친구이자 이웃이자 나 자신이기도 한 그녀들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졌다.
지난 15일 충북여성발전센터 대강당에서 ‘여성, 삶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36.5℃ 힐링토크 대회’는 여성들의 소통을 통한 치유의 잔치였다.
전문직여성청주클럽(BPW 청주클럽·회장 유영선)이 주최한 이날 대회에는 예선을 통과한 7명(팀)이 무대에 올라 각각의 사연을 퍼포먼스, 음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했다.
카자흐스탄 출신의 이주여성 강나탈야씨는 고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한국어를 몰라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시간들을 극복하고 이중언어강사로 활동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했다. 청각장애인인 이영미씨는 장애를 이겨내고 사회복지사, 에듀케이터, 예술치료사, 서예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 현재까지의 여정을 긍정적으로 이야기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윤인순씨는 늦은 나이에 학업을 시작해 1년 반 만에 중·고등학교 졸업장을 획득, 충청대 사회복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웃음치료·문해교육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백장미씨는 노인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웃음치료·실버놀이·레크레이션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품바춤을 추기도 해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서울토박이로 2년 전 증평으로 귀농한 권해란씨는 밀짚모자에 ‘사랑합니다’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출연, 무료급식을 하는 증평 여성회관의 식사 시간을 묘사한 1인극을 펼쳤다. 청노 우쿨렐레 아름다운 동행팀은 양희은의 ‘아름다운 것들’을 우쿨렐레 연주를 통해 감미롭게 들려줬다. 제천시여성단체협의회장인 박화자씨는 남편의 병과 사업실패, 췌장암 진단 등으로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털어내고 현재 약선음식점을 운영하며 희망을 쓰고 있는 사연을 밝혀 큰 감동을 안겼다.
한편 BPW 청주클럽은 이날 행사에 앞서 '동일임금의 날(Equal Pay Day)‘ 제정을 위한 캠페인을 하며 이를 상징하는 빨간 배지와 가방을 나눠주기도 했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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