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셨다"

지난 17일 광주 도심에 헬기가 추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시민의 목숨과 재산을 지키다 순직한 강원도 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5명에 대한 조문과 애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정성철(52) 소방령, 박인돈(50) 소방경, 안병국(39) 소방위, 신영룡(42) 소방장, 이은교(31) 소방교 등 5명의 시신은 지난 19일 오후 이들의 근무지였던 춘천으로 운구됐다.

사고 발생 사흘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귀환하자 순직 소방관의 가족들은 오열했고, 동료 소방관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서럽게 울었다.

시신이 안치된 강원 효 장례문화원에는 '세월호 사고 임무 수행 중 순직한 소방공무원 합동 분향소' 이외에도 순직 소방관들의 빈소가 2층과 3층에 각각 마련됐다.

빈소 곳곳에서는 터져 나오는 애절한 통곡과 긴 탄식이 밤사이 끊이지 않았다.

날이 밝자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순직 소방관들의 합동분향소를 찾아와 조문했다.

방명록에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시고 순직하신 다섯 분 영령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라고 적은 정 총리는 순직 소방관들의 영정 앞에서 조의를 표하고 나서 유족들의 손을 잡으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전날에는 세월호 침몰 직전 배로 돌아가 동료를 구하고 숨진 양대홍 사무장의 형인 양대환(56)씨가 조문하고 애도를 표했다.

양씨는 순직 소방공무원들이 세월호 수색 지원의 임무를 마치고 복귀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을 염두에 둔 듯 방명록에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최문순 도지사도 전날 '큰 헌신과 희생에 강원도민들의 존경과 감사를 전합니다'라는 글을,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삼가 명복을 빕니다. 그 희생 헛되지 않을 겁니다'라는 글을 각각 남겼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9시부터 강원도청 별관 4층에 설치·운영 중인 합동분향소에도 일반 시민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을 마치고 나온 많은 시민은 마지막 순간까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던 순직 소방관들의 헌신과 희생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 6월 학사장교로 임관한 박진영(24) 소위는 "대전에서 교육 중 고향인 춘천지역 소방 공무원들의 비보를 접했다""이제 갓 제복을 입은 입장에서 그들의 마지막 행동은 영웅적이었으며 헌신과 희생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줬다"고 말했다.

한편 안전행정부는 헬기가 추락하는 순간에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도로 주변으로 기체를 유도해 대형 참사를 막은 점을 인정해 순직 소방관들에게 훈장을 추서했다.

순직 소방관들의 영결식은 오는 22일 오전 9시 강원도청 별관 앞에서 강원도장()으로 거행되며,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된다.

도청 별관 4층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는 오는 25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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