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청주흥덕도서관서 김병완 작가 강연


“읽고, 쓰고, 생각하라.”
2시간에 걸친 작가 김병완(김병완 미래경영연구소 대표)씨의 강의는 이 한 줄로 요약됐다.
지난 18일 오전 10시 청주흥덕도서관에서는 ‘기적의 인문학 독서법’을 주제로 한 김병완 작가의 강연이 있었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10년 이상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회사를 사직하고 부산으로 내려가 도서관에서 3년 동안 1만권의 책을 읽고 40여권을 출간한 독특한 이력의 인물. 갑작스런 폭우에도 불구하고 강의실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모습은 그에 대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짐작케 했다.
김씨는 “처음 도서관에서 하루 15시간씩 6개월 간 책을 읽으며 나는 독서를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동안 내가 한 독서는 수영하는 법을 모르고 물장구만 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토로했다.
그가 1만여권의 책을 읽어낼 수 있었던 힘은 6개월 후에야 비로소 터득한 독서법에 있었다. 독서법을 알게 되며 독서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그가 강조하는 독서법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초서'독서법에서 고안해낸 ‘초의식 독서법’. 초의식 독서법 5단계는 △1단계 입지-주관, 의견 △2단계 해독-읽고 이해 △3단계 판단-취사 선택 △4단계 초서-적고 기록 △5단계 의식-의식 확장으로 이루어진다. 이 중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초서(抄書)’. 즉 책에서 중요한 내용만을 골라 쓰는 것. 이 때 ‘쓰기’는 컴퓨터 키보드 입력 대신 반드시 펜을 들고 손으로 직접 글씨를 써야 한다. 그는 ‘독서의 연장선’ 상에서 책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책을 쓸 때는 제 자신을 잊고 독서하듯 그냥 씁니다. 책을 쓰는 것이 독서를 더 잘하는 방법이에요. 그리고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면 자신만의 문장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로지 책 읽기에만 몰두했던 3년여간 수입이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일, 시력 저하 등 건강상 문제가 발생했던 일을 털어놓기도 했다.
“퇴직금이 있어서 처음 1년 간은 괜찮았어요. 그런데 처음 부산에 내려갈 때 전세로 들어간 게 문제였죠. 1년 간 퇴직금이 바닥났고 전세에서 월세로 가야 하는데 월세 낼 돈이 없는거에요. 나중에는 모든 욕심을 다 버리니 이혼 당하는 것도 두렵지 않았어요. 두려움이 없으니 용감해지더라고요.”
그는 “한국 사람들은 오직 읽기만 하는 바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책을 통해 사고를 확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이 주장하는 주제의 노예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속독법, 패스트리딩, 실용독서법 등 최근 유행하고 있는 독서법은 결코 좋은 독서법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책을 통해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고력을 향상시키도록 해야 합니다. 3년 간 미친 듯이 책을 읽고 나서 제가 달라진 것은 결코 많이 알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책을 많이 읽어 유식해진 것이 아니라 제 의식이 완전히 달라짐으로서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독서는 자신의 성장과 기쁨을 위해 해야 하고, 한 권의 책을 읽으면 무엇인가 달라져야 합니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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