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부복지관, ‘희망아 웃어라’ 발간

 


고단한 삶에 지쳐 있던 마을 사람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생채기 투성이었던 아픈 마음은 조금씩 치유됐고, 포악한 분노로 꿈틀대던 가슴 속에서는 새 희망이 싹 트기 시작했다. 변화의 중심에는 복지관이 있었다.
희망아 웃어라는 청주YWCA 서부종합사회복지관(관장 박미영·이하 복지관)이 개관 후 14년 간 만나온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들을 담아낸 책이다. 주민들이 복지관과 인연을 맺으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내는 과정들이 복지관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사업 소개와 함께 자세하게 담겼다.
책은 삶을 변화시키는 작은 관심(사례관리자와 대상자)’, ‘브라보 실버 라이프!(노인)’, ‘돌봄, 또 하나의 희망(청소년·아동)’, ‘마을이 희망입니다(사회복지사·봉사자 등)’, ‘못다한 이야기(복지관 소개 등)’ 5부로 구성된다.
폐암 3기 선고 후 1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의사들의 판정에도 불구하고 만 4년째 희망의 봄을 누리고 있는 박도철(가명)씨의 사례가 눈길을 모은다. 수술비는커녕 약값도 없었던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려 했지만 복지관에서 모금활동을 전개한 끝에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30여번의 방사선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자살을 기도하며 주머니에 넥타이를 넣고 다니던 김미숙(가명)씨의 이야기도 담겼다. 오랜 병으로 인한 신체적인 고통과 경제적인 어려움, 우울증은 그에게 매일 죽음을 꿈꾸게 했다. 김씨는 복지관의 사례관리를 받으며 정신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최근 충청대 피부미용과(야간)도 졸업했다.
중학교 시절을 느티나무교실(청소년공부방)에서 보냈던 복지관 아이들은 이제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청년들로 훌쩍 자라나기도 했다. 현재 느티나무교실 수료생 중 9명이 각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재학 중이다.
고연우(꽃동네대)씨는 중학교 3년 동안 느티나무교실에서 공부하면서 저절로 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선생님(사회복지사)들이 프로그램을 할 때마다 마음을 다해 함께 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이 발전된 삶을 이룰 수 있었던 밑바닥에는 사회복지사와 봉사자, 요양보호사 등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지역의 많은 개인 봉사자들과 봉사단체들이 복지관 사람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섰고, 사회복지사들은 봄에는 미니 화분을, 겨울에는 달콤한 팥죽을 들고 직접 주민들을 찾아가 손을 내밀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빚어내는 변화의 사례들이 마음 한 구석을 따스하게 한다. ‘날마다 아름다운 변화를 꿈꾸며 삶을 가꾸는 사람들의 이야기-희망샘이라는 부제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희망과 용기가 퐁퐁 샘솟아 나는 책이다. 사례관리의 실제 사례와 복지관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자세히 실려 사회복지사를 지망하는 청소년이나 대학생이 보기에도 좋겠다. 서부복지관(문의=043-236-3600)과 청주YWCA 등을 통해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수익금은 지역사회 복지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
조아라 동양일보 기자를 비롯, 이태호(백양지역아동센터), 유순자(서부종합사회복지관), 연인형(팝콘논술학원), 이상종(청주시 공무원), 최현주(내일신문), 김정미(중부매일), 박소영(충청리뷰), 김미정(중부매일)씨가 필진으로 재능 기부했다.
박미영 관장은 복지관에서 만나 온 아이들, 어르신들의 긍정적인 삶의 모습을 많은 분들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작은 책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 보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게 됐다아픔과 시련을 이겨내고 나름의 삶을 가꾸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가 먼저 손 내밀며 듣게 된 우리 이웃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 달라진 지역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177. 예원사. 15000.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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