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방선거·재보선 시소게임

새누리당 나경원 당선자 등 7·30재보선 당선자들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재보선 당선자에 대한 환영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철호(김포), 김제식(서산·태안) 이종배(충주), 나경원(동작을), 김용남(수원병), 정미경(수원을), 유의동(평택을), 정용기(대전대덕), 배덕광(부산해운대기장갑).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역할을 해 온 충청권 중원표심이 더욱 안갯속이다.관련기사 2·5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이 올 들어 두 차례 실시된 6.4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에서 싹쓸이 승리를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새정연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충북지사, 충남지사, 세종시장 등 충청권 4개 광역자치단체장을 석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당시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구도는 대체로 새정연의 근소한 열세 내지 경합으로 점쳐졌던 만큼 상당한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6.4 지방선거 때 충청권 정당 지지도에서 새누리당이 새정연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새누리당은 한나라당 시절인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모조리 차지한 지 8년 만에 거꾸로 전패를 당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는 7·30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충청권 전승 되치기로 나타났다.

지방선거를 치른 지 두 달도 안 돼 열린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대전 대덕, 충북 충주, 충남 서산·태안 등 충청지역 3곳 모두를 석권했다.

지난 201219대 총선의 경우 새누리당과 새정연의 전신인 민주통일당, 선진통일당까지 3개 당이 전체 25개 선거구 가운데 각각 12, 10, 3곳씩을 나눠 가진 것과 비료하면 확연한 쏠림현상이다.

이번 재보선 3곳 모두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여당 지역이기는 하지만, 잇따른 인사참사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부실수사 논란 등 악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성과여서 새누리당 입장에선 더욱 고무적이다.

새누리당은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4곳 광역단체장을 모두 야당에 빼앗긴 만큼 이번 재보선의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 컸다.

특히 같은 당 소속 박성효(대전대덕구윤진식(충주) 의원이 대전시장과 충북지사 선거 출마와 성완종(서산·태안) 의원의 선거법위반에 따른 당선무효로 재보선이 치러지게 됐다는 점에서 반드시 수성해야 하는 지역으로 꼽았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지방선거 여세를 몰아 승전보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로 나섰으나 완패의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이처럼 올해 선거만 놓고 볼 때 충청권이 글자 그대로 여야를 완벽하게 오간 스윙보터(swing voter)’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지방선거 당시엔 세월호 참사 직후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론, 이번 재보선에선 공천파동 등으로 자중지란을 노출한 야당에 대한 경고가 포함돼 있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다만 새누리당과 새정연이 양분하고 있는 영호남과 달리 충청권은 2012년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에 합쳐진 이후 이렇다 할 지역정당이 없고, 그만큼 민심이 여과장치 없이 나타나 극적인 몰아주기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선 충청권의 이 같은 스윙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정치지형상 독자적인 충청당이 나오기는 어려운데다 여야 양쪽에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고루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엔 충청권 대표주자인 이완구 원내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이 지도부에 포진하고 있고, 새정연은 재선의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권 잠룡으로 웅지를 키우고 있다.

과거 JP(김종필 전 총리)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역맹주가 없는데다 거물급 정치 기대주들이 여야에 균형을 맞추고 있어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힘을 실어줄 민심의 저류는 형성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충청민심은 정세와 현안에 따라 선호 정당과 후보를 결정하며 판세를 좌우하는 균형추 역할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스윙보터(Swing Voter)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의미한다. 스윙보터들은 정치상황과 이슈에 따라 투표하므로 주요 정당의 힘이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 투표결과에 중요한 열쇠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선거에서 투표결과에 있어서는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지역종합>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