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20년전 아르헨티나 주교시절 한국수녀회 방문 감사편지 공개

8월 방한하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아르헨티나 주교 시절인 20년여 년 전 한국인 수녀들의 현지 사목활동에 대한 감사 표시로 한국에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30일 천주교 교황 방한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중남미한국문화원은 지난 18일 현지에서 개막한 교황방한 기념 사진전에서 199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의 성가소비녀회에 보낸 감사편지를 공개했다.
당시 주교였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 테오도로 알바레스 시립병원에 한국 수녀회가 환자들을 영적으로 돌봐 줄 수녀 3명을 보내 준 것에 고마움을 표하기 위한 것이었다.
교황은 편지에서 “기존에 병원에서 활동하던 수녀회가 철수한 뒤 이곳 수도회 대표들에게 수녀를 보내달라고 20여 통의 편지를 썼는데 답이 없었다”며 “아르헨티나인들은 한국에서 오신 수녀님들에게서 성모님을 느끼며 거룩한 어머니이신 교회를 본다”고 말했다.
교황은 “수녀들은 아직 스페인어를 잘 못하지만 애정과 부드러움이라는 세계 공통어로 병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병자들은 수녀님들을 호의로 받아주고 미소를 나누며 깊은 사랑의 눈으로 마주한다”고 전했다.
한국인 수녀들이 오기를 바라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 징표로 흰 장미 한 송이를 보내달라고 청했는데, 수녀들이 도착하는 날 제대의 작은 꽃병에 정말로 꽃 한 송이가 꽂혀 있었다고 한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교황으로 선출된 뒤 지난해 성탄절에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인 수녀들에게 성탄카드를 보내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다. 당시 한국인 수녀들의 아르헨티나 진출은 병원의 원목신부였던 한인교포 문한림(59) 주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올해 2월 산마르틴 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문 주교는 교황 방한에 맞춰 8월 중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2년 전까지 교구장과 교구 사제 관계였던 두 사람이 재회할 가능성도 있다.
성가소비녀회는 1943년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성재덕 신부가 설립한 국내 토종 수도회로, 가난한 사람, 병자, 장애인 등을 돌보는 일을 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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