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업종에 비슷한 근무환경 갖춰... SK하이닉스 “특별이 논란될 여지없어”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피해 이슈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SK하이닉스 등 다른 반도체 업체들로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동일 업종에 비슷한 근무 환경을 갖췄기 때문.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삼성전자 온양공장에 일하던 이범우(46)씨가 1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5일 밝혔다.

이씨는 천안 단국대 병원에서 백혈병 진단을 받고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옮겨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한 달 만에 숨을 거뒀다.

1986년 삼성반도체 부천공장에 입사한 이씨는 1991년 온양공장으로 근무지를 옮겨 23년간 일했다. 2005년부터는 생산현장이 아닌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반올림은 이씨가 온양공장에서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했으며, 반도체 공장에서 취급하는 유해 물질에 단기간 고농도로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012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근 1년간 모니터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로 유지보수 작업 시에 유해물질 감지 알람이 울리는 경우가 많았으며 고농도 수준이 감지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한 점 등을 그 근거로 삼았다.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전자 온양공장 노동자 피해사례는 4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백혈병·재생불량성 빈혈 등 림프 조혈계 질환 피해제보는 12명이다.

온양공장뿐만 아니라 기흥·천안 등 삼성전자 반도체·LCD 공장에서 근무하다 림프 조혈계 질환으로 사망한 직원은 32명으로 집계된다고 반올림 관계자는 전했다.

반도체 생산현장에서의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 질환은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0년까지 하이닉스 전·현직 노동자 중 백혈병 5명 등 최소 13명이 림프조혈기계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림프조혈기계 암으로 확정 진단을 받고 암센터에 등록한 노동자들도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28명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백혈병이나 암 발병 원인이 사업장 환경에 있다는 근거를 아직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백혈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직원의 경우 일반적인 백혈병 발병률과 비슷한 수치며, 관련 소송 또한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산업안전공단을 비롯해 서울대 산업협력단, 고용노동부가 역학조사를 했지만, 발병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특별히 논란이 될 여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재남>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