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광고 허용 검토



공정성
·재난방송 평가 강화

종편 등 지상파 특혜반발

지상파 방송에서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는 등 광고 규제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 재허가·재승인 심사 때 공익·공정성 평가가 강화되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재난방송 시스템도 대폭 정비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뼈대로 하는 ‘3기 방통위 비전 및 주요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4월 출범한 최성준 방통위원장 체제가 향후 3년간 추진할 일종의 정책 마스터플랜이다.

3기 방통위는 우선 한류(韓流)의 기반인 방송서비스를 활성화하고자 지상파 방송 광고총량제 도입 등 광고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최성준 위원장은 가능하면 지상파 방송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전체를 아우를 수 있도록 광고 시장의 규모 자체를 키우는 쪽으로 광고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방통위가 시간당 프로그램광고 6, 토막광고 3, 자막광고 40초 등 유형별로 엄격하게 광고를 규제하는데 앞으로는 전체 광고 허용량만 정해 주고 종류·횟수·시간 등 세부 사항은 각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만 지상파 광고 독점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만큼 광고 허용량을 최소화하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미 광고총량제가 도입된 유료방송의 경우 광고 총량이 시간당 평균 10, 최대 12분으로 책정돼 있다.

광고총량제와 더불어 지상파 방송이 요구해온 중간광고(프로그램 중간에 삽입되는 광고) 허용 여부는 광고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시청권 침해 우려 등을 두루 고려해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는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를 허용하되 드라마·예능 등 특정 프로그램에 우선 적용하고 유료방송의 중간광고는 횟수·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방통위에 건의한 바 있다.

하지만 종합편성채널과 신문 등 인쇄매체는 이러한 규제 완화를 지상파 특혜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산하 PP협의회는 성명을 내어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토막·자막 광고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프로그램 광고를 더 많이 판매하게 돼 지상파 3사가 연간 약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통위는 아울러 임기 내 지상파 다채널 방송(MMS)과 초고화질(UHD) 방송 정책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MMS는 채널 1개를 제공하던 주파수 대역을 분할해 여러 개의 채널을 송출하는 것으로 이르면 내년 EBS를 시작으로 본방송이 시행된다.

이밖에 KBS의 공정성·방만 경영 등과 맞물려 번번이 좌초된 수신료 인상도 주요 검토 사안임을 재확인했다.

방통위는 또 방송의 재승인·재허가 심사 때 적용할 세부 항목과 배점 기준을 고시로 제정해 심사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심사가 있을 때마다 매번 심사 기준을 마련해 예측가능성과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새 심사 기준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평가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기본 원칙을 제시했다. 막말·편파 방송에 대한 방송심의 규정의 감점 수준을 높이고 이를 재승인·재허가 심사 때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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