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동, 윤재문 시인 최근 시집 발간

 
최근 고령의 시인들이 잇따라 시집을 발간하며 나이를 잊은 뜨거운 문학열을 보여주고 있다. 김효동 시인이 은가락지 별곡, 윤재문 시인이 희수의 여정 아름다운 세월을 각각 발간한 것. 김 시인은 팔순을, 윤 시인은 희수를 기념해 펴낸 시집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지닌다. 두 사람은 평소 절친한 선후배 사이로 이번에 발간한 윤 시인의 시집에 대한 해설을 김 시인이 맡기도 했다.
 
은가락지 별곡
김효동(80·사진) 시인이 팔순을 맞아 일곱 번째 시집 은가락지 별곡을 펴냈다. 그가 어쩌면 마지막 시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 이 시집에는 1그리움은 소리가 없다’, 2사랑아 아프지 말아다오’, 3먼 길 떠나면서’, 4예술의 혼을 불사르면서’, 5억새의 추억등에 80편의 시가 나뉘어 담겼다.
김 시인은 산수(傘壽)를 맞이하니 이젠 정말 늙었구나 실감이 난다. 언어와 서정이 다정히 교미하며 가슴 속 깊이 스며든 시들이 사연과 곡절을 새롭게 잉태하고 있다저녁 노을처럼 여광과 여운을 남기기 위해서 의젓하게 새겨진 뒷끝을 장식하려고 무한히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집은 시에 천착해 살아온 50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턱없이 짧다는 생각 때문일까? 시에서는 흘러간 세월에 대한 아쉬움과 지난날에 대한 회한이 느껴지기도 한다. 충청도에 대한 사랑을 담은 시 녹색문화 청주의 생각’, ‘이화령 연가’, ‘구룡산아 말 좀 해다오등도 만날 수 있다.
은가락지 별곡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진한 애정을 담은 제목. 가난했던 시절 어머니의 재산이었던 은가락지는 그대로 어머니를 상징한다.
김 시인은 내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릴 적 청주 제일교회 앞 골목에 살았는데 어머니가 빈대떡 장사를 하며 혼자 4남매를 키우느라 갖은 고생을 했다그 때 우리 어머니 재산이 딱 은가락지 하나였다고 말했다.
은가락지 별곡을 쓰기도 했지만 가슴이 아파 차마 시집에는 넣을 수 없었다는 김 시인. 이번 시집에서는 제목으로만 그 시절을 기억하고자 한다.
김 시인은 그는 현대시학 시문학 추천으로 등단, 첫 시집 징검다리 곁에서7권의 시집을 펴냈다. 충북문인협회장, 내륙문학회장, 국제펜클럽 충북위원장, 한국시문학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충북문화상, 한국예술문화대상, 내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예술의숲. 119. 1만원.
 

희수의 여정 아름다운 세월
삶은 그대로 아름다운 여정이었다는 윤재문(77·사진) 시인. 그가 최근 희수(77)를 기념하며 세 번째 시집 희수의 여정 아름다운 세월을 발간했다.
윤 시인은 우리나라에서는 7의 숫자를 행운의 숫자로 보고 있는데 7이 겹치니 더 행운이 아닐 수 없다이번 시집에서는 두 번째 시집에서보다 5편을 줄이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늘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집은 그의 자서전과도 같다. 지난 2007년 첫 시집 산따라 물따라 세월따라를 발간한 이후 3~4년에 한 번씩 시집을 발간하고 있는 그는 그동안의 생활과 느낌들을 고스란히 시로 표현했다.
대부분의 시가 기행시다. 광주 무등산, 가야산, 경주 주상절리, 군산 선유도 등 관광지를 돌아보고 난 느낌을 시로 옮긴 여행시는 물론이고, 충북 오송 뷰티 세계 박람회, 여수 세계 박람회, 신안 임자도 튤립 축제 등 다양한 축제와 행사들에 대한 기록들도 시로 내놓았다. 10일 간의 미국 여행에 대한 기행시도 7편이나 담겼다.
국어 교사로 오랜 기간 재직했고 젊은 시절 시를 좋아했었던 그는 최근에도 1주일에 한 편씩 시를 써서 신문 지면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발표하며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다.
김효동 시인(문학평론가)이 시집은 언뜻 보면 기행의 느낌에서 평범하게 빚어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과 진실함이 엿보인다무엇보다 그의 시는 관념놀이나 공허한 말장난에 흔들리지 않고 솔직 담백하며 삶이나 기행의 체험에서 우러나는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읽기 편하고 맛이 난다고 평했다.
윤 시인은 1938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2003년 한국 공무원문학 시 부문에서 수상하며 등단했다. 1999년 교평문학 시부문 신인문학상, 2009년 자유문예시부문 신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3년 후인 80세 생일 때 시집 팔순의 고개를 가볍게 넘으며를 발간할 예정이다.
도서출판 우리기획. 156. 1만원.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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