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 어리버리 헨리 ‘구멍 병사’ 모습 큰 웃음주며 인기


“원래 피부가 아기 엉덩이 같았는데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면서 많이 안 좋아졌어요.”
“피부가 뽀얗다”는 칭찬에 재미있는 비유로 웃음을 주는 이 외국인 청년. 예상대로 천진하고 유쾌하다.
홍콩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캐나다 국적의 헨리(25) 이야기다.
“전 중국어를 강남역 학원에서 배웠어요. 한국에 오기 전까지 중국에 가본 적도 없죠. 캐나다 토론토에서 죽 살았으니까요. 하하하.”
힘들고 지칠수록 웃어야 행복해진다는 소신대로 말끝마다 웃음을 보탠다.
‘스마일 맨’ 헨리의 인기가 요즘 하늘을 찌른다. 슈퍼주니어-M 멤버이지만 한국의 군대를 체험하는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어리바리한 ‘구멍 병사’의 모습이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주면서다.
지난 10일 방송에서도 산악 장애물 극복 훈련에 앞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냐’는 교관의 물음에 ‘타잔입니다’라고 진지하게 답하고는 ‘아아 아 아아~’라며 타잔 흉내를 내 안방극장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최근 여의도에서 만난 헨리의 입에서는 ‘교관’, ‘유격’, ‘화생방’, ‘파병’이란 군대 용어가 술술 나왔다. 이 프로그램 첫 출연 때만 해도 ‘탄약수’를 ‘탕수육’이라고 말했던 ‘군대 무식자’에서 어엿하게 ‘각’이 잡힌 모습이다.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묻자 “할머니들이 알아보니 좋다”고 특유의 미소를 짓는다. 내무반 전우들이 군기가 ‘빡’ 들어간 상황에서도 ‘나 홀로’ 천진하게 흘리던 그 웃음이다. 
군대 얘기에 심취해 막힘없이 이야기를 쏟아내는 걸 보면 한국 남자가 다 된듯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남자들에 대한 각별한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그는 “캐나다 친구 중 군인이 있는데 혜택이 많아 편해보였다”며 “그래서 한국 군대가 얼마나 힘든지 상상하지 못했다. 지금은 군대 다녀온 한국 남자들이 다 멋있게 보인다. 또 아직 다녀오지 않은 남자들은 정말 한명 한명 다 안아주고 싶다. 어떤 기분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아서다”고 말했다.
부대를 옮겨 1주일씩 진행되는 촬영 전이면 여전히 긴장된다고 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들지 알기 때문이다.
가장 힘들었던 훈련으로는 화생방을 꼽았다.
그는 “가스실에 방독면을 쓰고 들어갔는데 막상 해보니 죽을 것 같았다”며 “정말 힘들다는 말은 들었지만 못 참겠더라. 지옥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필리핀 파병 부대 경험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강조했다.
“원래 봉사 활동, 기부에 대한 특별한 생각이 없었어요. 필리핀에서 현지 아이들에게 한국어와 노래를 가르쳐주고 건물도 지어주면서 봉사 활동의 기쁨과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처음 느꼈죠. 제가 그들에게 도움을 줬다기보다 오히려 그들이 절 깨닫게 해줬어요. 마치 제 인생의 새로운 챕터가 열린 것 같았죠.”
그는 이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달라졌다”며 “처음 한국 왔을 때 자신이 없었고 마치 길을 잃은 것 같았는데 지금은 나 자신을 찾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반전은 군대에서 보여준 어설픈 모습과 180도 다른 음악 재능이다. 수준급 바이올린 실력을 자랑하는 그는 무대에만 서면 눈빛이 돌변해 ‘음악 천재’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 세상에는 천재가 없다고 생각해요. 노력이 큰 부분을 차지하죠. 천재란 칭찬은 감사하지만 전 절대 천재가 아니에요. 여섯 살 때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워 이 정도 하는 것이에요. 아마 음악 하는 분들이 절 보면 ‘요즘 연습 많이 안 한 표시가 난다’고 할 겁니다.” 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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