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도높은 문책성 인사 조치로 천안시 공직사회가 어수선하다.
구본영 신임 천안시장은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최근 한 달 새 4명의 사무관을 직위 해제하거나 전보 조치하는 등 복무기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근무시간에 복권방에서 복권을 산 사무관과 접대성 골프를 친 B사관을 각각 직위 해제하고, 충남도에 중징계를 요청했다. 또 사업소 내에 간이 골프연습장을 무단으로 설치해 운영한 D사무관과 이를 철거하지 않은 후임 E사무관에 대해서도 각각 문책성 전보 조치를 내렸다. 느슨해진 공직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신임 구 시장이 선택한 채찍 카드다. 공직사회에서는 신상필벌 조치는 당연하다고 평하면서도 처벌수위가 과거에 비해 지나치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일부 문책인사들과 관련, ‘내부 고발자가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불신풍조가 조장되고 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입단속 하자’는 유행어까지 생겼다고 한다. 말을 아껴 불이익을 피하자는 직원들의 자구책인 셈이다. 일부 핵심간부들은 신임시장이 골치를 치지 못하고 싫어한다는 이유는 직원들에게 “아예 골프를 치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다고 한다. 이 때문에 상당수 직원들은 골프를 끊거나 일부는 눈치를 살피며 멀리 원정골프를 다닌다고 한다.  지금 천안시는 공직기강 확립을 이유로 동료, 친구들과 하는 직원들의 취미골프까지 막고 있는 셈이다. 공직사회의 무사안일주의와 고직적 관행들은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 하지만 불신풍조와 억압으로만은 해이해진 공직기강을 바로 잡을 수 없다. 지나친 채찍은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를 꺽을 수 있다. 공무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적당한 당근이 함께 처방돼야 한다. <천안/최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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