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 동안 수곡동서만 10차례 굴착공사

 


     "툭하면 벌리는 굴착·포장공사로 도로가 꽉 막히기 일쑤니 짜증이 안 나겠습니까"
    A(48)씨는 지난 11일 오후 지인과의 약속 장소에 가려고 청주시 분평동 쪽으로 승용차를 몰았다가 큰 낭패를 볼 뻔했다.

    청주교대 인근 도로가 포장공사를 하는 바람에 꽉 막혔기 때문이다.

    이 일대에서 10여 분을 허비했던 A씨는 인근 도로를 우회해 겨우 약속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이날 공사는 하수관거 정비에 따른 도로포장 작업으로, 편도 3차로 가운데 2·3차로가 통제됐다.

    공사를 알리는 표지판이나 현수막은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곳에 있었다.

    이 공사는 청주시가 하수관을 우수관과 오수관으로 분리하려고 하는 하수도 사업의 일부다.

    최근 청주에서 빈번하게 도로 굴착공사와 포장공사가 펼쳐지면서 시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현행 도로관리법상 개인이나 기관이 도로굴착 공사를 하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공사구간 도로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굴착공사 규모가 길이 10m·폭 3m 이상일 경우, 예산 낭비를 막고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굴착심의위원회의 사전 조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14일 청주시에 따르면 올들어 최근까지 도로굴착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 도로 굴착 건수는 무려 178건에 달한다.

    심의위를 거치지 않은 소규모 공사까지 포함하면 청주의 도로굴착 공사 건수는 더욱 늘어난다.

    청주시 수곡동의 경우 7월 한 달에만 10차례에 걸쳐 도로 공사가 이뤄졌다. 3일에 한 번꼴로 굴착공사가 진행된 것이다.

    공사가 잦다 보니 주민들이 겪는 불편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교통불편은 물론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소음에 시달리기 일쑤다.

    사업시행 기관이 필요에 따라 도로굴착 공사를 제각각 진행하면서 시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민 B씨는 "도로굴착 공사를 진행한 지 얼마 안 돼 또 다른 기관이 같은 장소에서 공사하는 것을 보면 답답할 때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의 한 관계자는 "공사 목적과 성격이 달라서 각 기관의 공사 일정을 조율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시민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