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종전 연 2.50%에서 2.25%로 인하됐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0년 11월 이후 3년10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14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정부가 추경을 편성한 직후인 작년 5월 2.75%에서 2.50%로 기준금리를 내리고서 15개월만의 기준금리 조정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1개월을 빼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던 2009년 2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00%로 내리고서 17개월간 이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0년 7월 2.25%, 2010년 11월 2.50%, 2011년 1월 2.75%, 2011년 3월 3.00%, 2011년 6월 3.25%로 연이어 인상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내수 부진이 세월호 참사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커진 점을 고려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취임한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새 경제팀이 41조원 규모의 거시정책 패키지를 내놓는 등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취하기로 한 데 대해 통화정책 공조를 통해 정책 효과의 극대화를 뒷받침하려는 취지도 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3.9%로 예상하는 경제전망 수정치를 최근 제시하면서 거시정책 패키지(0.15%포인트)와 기준금리 인하 및 부동산 규제완화(0.05%포인트)에 따른 성장률 상승효과를 0.2%포인트로 추산한 바 있다.

지난 5월만 해도 연 2.8%대이던 국고채 3년물은 최근 2.5%대로 하락해있는 등 금융시장에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태다.

그러나 가계부채가 이미 작년말 1000조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불릴 만큼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어서 이번 금리 조정을 둘러싸고 성장 논리에 밀려 금융안정을 등한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과거 금통위원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부총리가 바뀌고서 정부가 가계부채를 늘리려 하는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면서 중앙은행은 부채 증가 억제 등 정부의 성장논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해왔다.

이주열 총재는 시장과의 소통, 국민 신뢰를 강조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으로 한동안 인상을 시사해온 점에 비춰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했다"는 비판을 산 김중수 전 총재에 이어 중앙은행의 신뢰 저하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받게 됐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정책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 중·후반으로 관측된다는 점에서 세계경제에 큰 여건 변화가 없는 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그러나 이번 기준금리 인하 뒤 경기 흐름을 보고 추가 인하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3.00%로 내리기 시작해 10월 2.75%로, 작년 5월 2.50%로 각각 인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