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객토 자갈수준… 농기계 파손 우려” 공사거부 건설업체 “문제 없다”… 사업 맡은 광해공단은 뒷짐만



한국광해공단이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충남 홍성
, 보령 등지에서 석면광산으로 인해 오염된 농지를 복원하는 농지객토 사업이 난항을 격고 있다.

주민들에 의하면 사태의 심각성을 간파하지 못하고 책임 회피에 급급한 공단과 객토 생산업체의 안일한 태도가 사태의 장기화를 초래하고 있다공단이 계약한 A 건설사에서 공급하는 객토가 토사가 아닌 도로 등 매립현장에 사용하는 자갈 수준으로 매립 후 농기계 파손 등 안전사고가 우려돼 시정을 요구 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관계자는 이곳에서 나온 돌들을 19~22mm 선별기를 통해 객토로 생산하고 있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공단 관계자는 농민들의 거부로 공사가 중단된 후 현장에 직원을 보내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자체 판단했다정작 농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날카로운 자갈로 인한 안전사고, 농기계 파손 등에 대해서는 책임자가 자리에 없어 명확한 답을 할 수 없다고 회피했다. 오히려 이곳 주민들은 흙이 좋다고 서로가 논에 뿌려 달라고 부탁하는 실정이라며 왜 공사를 거부하는지,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A 건설측의 해명과는 달리 동종업계 종사자들과 공사시행업체 관계자들은 “A 건설사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동종 업계 관계자는 “19~22mm 선별기를 통해 나온 흙은 흙으로 보기 보다는 도로공사현장에 들어가는 자갈 수준이다. “그런 흙을 농지객토에 사용하려 선별기를 통해 만들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사시행을 맡고 있는 4개 공구 관계자들조차 한목소리로 A건설이 생산한 객토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C 시행업체 관계자는 객토에 문제가 있어 사실 3개월째 공사를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같은 사실을 광해공단 대전지사에 보고해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객토 공급업체를 선정해서라도 공사를 진행해야 할 처지지만 우리는 하청업체이기에 아무런 권한이 없어 그저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감리를 맡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도 자갈이 많이 섞여 공사를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하루 빨리 해결책을 찾아 공사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광해공단 대전지사 관계자는 지난주 현장 공사관계자가 대책 마련을 위해 찾아왔다. 문제점을 본사에 보고해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함부로 결정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객토 생산을 위해 A건설이 사용한 19~22mm 선별기가 공사계약 당시 공단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냐는 질문에는 지난 6월부터 업무를 맡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본사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는 대전지사의 말과는 달리 한국광해공단 서울 본사 토양산림실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누가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그 문제는 우리가 간여할 사안이 아니라 대전 지사의 고유권한이다라며 본사에서는 공사계획과 예산 변경 등의 사안이 발생 할 경우에만 지사와 상의할 뿐 모든 권한은 지사에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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