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과 대화노력 부족 사과…언론 양비론 피해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0일 냉온 기류를 반복해 온 박근혜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 "동지적 관계"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정치는 민주주의이지 상하 관계가 아니다"면서 이같이 밝히고 대통령과 정례 회동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세월호 유족과 대화노력 부족 사과" = 김 대표는 세월호법 재협상 이후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진 현재 국회 상황에 대해선 "세월호 사고의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책을 세우는 데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법과 질서를 벗어나는 합의는 여당으로서 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집권당이 세월호 유족들을 설득하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노력이 부족한데 대해서는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드린다"고 답변한뒤 "지금부터라도 더 열심히 만나도록 하고 요청이 오면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으로 인한 국정 표류 사태에 대해 "집권당에 더 책임이 있다는 지적 달게 받겠다"고 하면서도 "언론도 양비론적 보도보다는 시시비비를 가려주기 바라고 야당도 세월호 문제와 민생경제 살리기 법안이 분리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선진화법 개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야당과 소통 강화를 위해 정무장관을 부활하는 방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없어진 자리를 부활시키려는 노력보다 장관들이 먼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제가 각 부처별 장관 이름을 다 외울 정도로 장관의 활동들이 분명했다. 그런데 지금 저 자신이 여당 대표임에도 어느 부처에 어느 장관인지 이름을 반도 연결하지 못할 정도로 장관 활동이 부진하다. 장관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대통령과는 상하관계 아닌 동지적 관계" =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선 "동지적 관계"라며 "정치는 민주주의이고 상하 관계가 아니다. 초재선 의원들도 나와 동지적 관계이지 상하관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의 정례회동 추진과 관련, 김 대표는 "국정동반자의 관계에 있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는 수시로 봐야 한다"면서 "주례회동까지 돼야할지 월례회동일지는 모르겠지만 정례회동이 돼야한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다만 "너무 바빠 대통령과 만날 엄두를 못내고 있지만, 소통은 잘 하고 있다"면서 "김기춘 비서실장 번호를 갖고 수시로 통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직통 전화번호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엔 웃으며 "극비사항"이라고 답변한뒤 "대통령과 통화를 주고받을 수는 없는 것이고 보좌관을 통해 통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인사 문제에 대해선 "필요할 때 필요한 말을 반드시 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인사와 관련해서는 너무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게 제 원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 집무실 구조와 관련, "비서실장이 대통령 결재를 받기 위해선 자동차를 타고 경호원이 지키는 문 2개를 통과해 검색대를 지나 큰 방을 걸어가 보고하는 구조"라며 "빨리 청와대 집무실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권도전 현재 생각 없다…여론조사 대상서 빼달라" = 차기 대권주자로서 본인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여러가지 자격 면에서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느낀"면서 "현재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관련해 대선 관련 질문을 하지 말기를 부탁드린다"면서 "여론조사 기관에서도 대권주자로서 제 이름을 빼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과거 군 입대 시기와 대학 재학기간이 일부 겹치는 것에 대해선 "잘못된 일"이라며 "지병으로 방위 생활을 했는데 당시 풍조로는 취직되면 시험만 치면 졸업을 할 수 있어 그것을 활용했다. 잘못된 일"이라고 잘못을 시인했다.

또 자신이 고위 공직후보자로 지명될 경우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엔 "사업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제 자신이 사업을 했다. 당시에는 통용되지만 현재 잣대로 재면 문제가 되는 일이 많다"면서도 "불법은 없다"고 밝혔다.

인사할 때 허리를 잘 굽히지 않아 건방져보인다는 일각의 지적엔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전투경찰에 끌려가 무지하게 맞아 허리를 다쳐 뻣뻣한 자세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해를 구했다.

●"정치신인, 권력자에 기생해 공천받으려 해선 안돼" = 공천개혁에 대해 김 대표는 "제가 당 대표가 되니까 당권을 잡았다고 하는데, 저는 당권이라는 표현에 있는 권력 '권(權)자를 없애고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기 위해 대표가 됐다"면서 "공천권을 소수 권력자로부터 빼앗아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그는 "미국식 예비선거제도, 야당이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를 한다고 한 것은 아주 잘된 일"이라며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여야 협상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잘못이 없는 현역의원을 왜 바꿔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동안 총선때마다 50% 이상씩 현역 의원 물갈이를 해왔는데 과연 우리 정치가 발전했나. 국민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쩨쩨하게 놀아 아시안게임 북한 참가 협상 결렬" = 김 대표는 조세부담률 강화에 대해선 "세금없는 복지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무책임한 발언을 하면 안된다"면서 복지 포퓰리즘 남발을 경계했다.

'최경환 경제팀'의 재정확대 정책에 대해선 "경제의 불씨가 꺼져버리면 백약이 무효"라며 "재정확대 정책은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생각하고 우리나라의 사업 구조를 서비스업으로 전환해 일자리 창출을 가능하게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인천 아시안 게임 북한 참가에 대해선 "협상이 결렬됐는데 우리 정부가 쩨쩨하게 놀았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며 "통 크게 북한 선수단이 올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 그게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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