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선출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원 구성도 하지 못한 채 무위도식하는 대전 서구의회 의원들이 뻔뻔하게도 의정비는 꼬박꼬박 챙겼다고 한다.
대전 서구의회는 의장 선출을 놓고 여야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정족수 미달로 두달 째 본회의를 개회하지 못해 원 구성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 서구의회는 19일에도 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개회할 예정이었으나 여야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또 무산됐다.
원 구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의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며, 의원들은 무위도식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의정비는 꼬박꼬박 빠트리지 않고 받아 챙기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 등 1인당 의정비 337만원을 수령한 데 이어, 이 달에도 20일 의정비를 받았다.
의정 활동을 위해 쓰라고 지급하는 의정활동비와 의정활동에 대한 보수 개념인 월정수당을 의정을 위해 한 일이라곤 감투를 놓고 싸우고 다투고 한 일 밖에 없음에도 뻔뻔하게 의정비는 모두 수령했다.
단 한 명도 의원도 자진해서 반납한 사람이 없다.
이들이 당리당략과 감투 욕심에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의회 의결이 필요한 산적한 대전 서구 현안은 처리조차 되지 못해 차질을 빚고 있다.
두 달 동안 대전 서구의회가 처리한 안건은 ‘0건’이다.
이처럼 맡겨진 책무는 뒷전인 채 사실상 놀고먹는 한심한 의원들에게 두 달 동안 무려 1억3500만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가 낭비된 꼴이다.
의회 안팎에서 자신들에 대한 비난과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여야 의원 모두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며 귀를 닫고 있다.
이처럼 대전 서구의회 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의정비 반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주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통해 주민을 대변하라는 준엄한 주민의 요구를 무시한 채 한낱 감투싸움에 빠져 두 달 째 의회를 파행시키고 있는 의원들이 의정비를 받을 자격도 염치도 없기 때문이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여론을 의식, 의정비를 반납하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의회 안팎에선 의정비 반납도 당연하지만, 이같은 의회 파행이 지속될 경우 주민소환제를 통해 지역주민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린 의원들을 모두 퇴출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여론을 인식한다면 지금이라도 한심스러운 감투싸움에서 벗어나 의회 정상화를 통해 부여된 책무를 다하길 촉구한다.
민심보다 개인적 욕심과 당리당략을 우선한다면 서구의회 해산 사태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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