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방범용 CCTV 10만 9천여 대 설치돼

"저녁 식사를 하고 제주 앞바다가 보이는 곳까지 산책을 다녀와 잠시 쉬던 중이었다.“

공연음란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은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은 결백을 주장하며 이런 해명을 내놓았지만 모두 거짓말로 드러났다. 이를 잡아낸 것은 폐쇄회로(CC)TV였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시 중앙로 7차선 도로변 일대에서 확보된 CCTV 8대의 내용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바다를 보고 왔어야 할 김 전 지검장은 바닷가 근처로 가기는커녕 모 여자고등학교에서 100∼200m 떨어진 곳을 배회하며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판명됐다.

김 전 지검장은 당시 자신 말고 다른 남성도 근처에 있었고 경찰이 자신을 그 남자로 착각해 체포했다고 항변했지만 CCTV에는 김 전 지검장 외 수상한 남성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에도 CCTV가 사건 해결에 절대적인 공을 세운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요즘은 사건을 접하고 수사에 착수하면 가장 먼저 CCTV를 확인할 정도로 CCTV는 수사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씨를 검거할 때도 그가 숨어 있던 오피스텔의 CCTV를 활용했다.

CCTV 상에는 아무도 오피스텔을 드나드는 것이 보이지 않았지만 전기료와 수도료가 나오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이 본격적인 검거작전에 착수한 것이다.

CCTV는 범죄 해결은 물론 예방에도 결정적인 공로가 인정돼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방범용 CCTV는 2011년 4만 8천446대에서 작년 9만9313대로 늘었고, 올해는 6월 말 현재 10만9093대로 증가했다.

현재 전국에 10만대 이상의 방범용 CCTV가 국민의 생활 주변을 샅샅이 찍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 교통용 CCTV와 민간 방범회사의 CCTV, 차량용 블랙박스까지 합하면 도심에서는 CCTV 사각지대를 찾기 어려울 정도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방범용 CCTV의 98.5%는 지방자치단체와 안전행정부가 설치·관리하는 것이다.

경찰도 지난해 자체 예산을 확보해 방범용 CCTV 1851대를 설치한 바 있다.

경찰은 지자체와 함께 CCTV 통합관제센터를 구축, CCTV를 모니터링하면서 범죄 해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찰이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범죄자를 실시간으로 검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부산 경찰은 지난 2일 강서구 대저동의 한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어린이집에 침입, 금품을 털던 대학생 정모(18)씨 등 2명을 찾아내 현장에서 검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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