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영등포동서 개관…공사비 등 민간후원으로 마련

신체적 제약으로 직업을 찾는 것이 어려운 뇌성마비 장애인을 돕는 전문 직업재활센터가 순수 민간 후원으로 국내에서 처음 문을 연다.

사단법인 한국뇌성마비복지회는 오는 10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함께 모여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취업 상담을 하는 직업재활센터를 개관한다고 24일 밝혔다.

재활센터는 지난 8일 건물 준공을 마치고 내부 공사에 들어갔다.

센터에는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아무리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다는 뜻에서 '오뚝이회관'이라는 가칭이 붙었다. 정식 명칭은 현재 공모 중이다.

뇌성마비 장애인들은 중증·중복장애 탓에 신체적인 제약이 많아 다른 유형의 장애인들보다 일하기가 쉽지 않다.

재활센터는 이런 뇌성마비 장애인들에게 개인별 특성에 맞는 직업재활 서비스를 연계하고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건립됐다.

건물 1층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일하는 카페가 차려진다.

2∼3층에 꾸려지는 보호작업장에서는 장애인들이 차량용 블랙박스 등 정보기술(IT) 기기를 조립·포장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도예·칠보 공예 공방인 '꿈을 일구는 마을'도 이곳에 자리 잡는다. 이곳에서 장애인들은 도자기나 화분, 브로치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다.

일반 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치과와 통증치료실도 들어선다.

재활센터는 무엇보다 미끄럼 방지 등 특수 기능을 갖춘 내부 구성으로 장애인들의 편의와 안전을 도모했다.

이와 함께 복지회는 출퇴근 거리가 먼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생활지도교사와 함께 가족처럼 생활할 수 있도록 구로구 온수동에 공동생활가정(그룹홈)도 마련했다.

재활센터 건립에는 정부 예산이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

공사비 등 예산 100억여원은 모두 복지회를 꾸준히 후원해온 민간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낸 기탁금으로 채워졌다.

복지회는 앞으로 장애인들을 도울 직업훈련교사를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 등도 후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재활센터장을 맡게 된 박세영 복지회 사무국장은 "오로지 일반 후원자들의 도움만으로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한 전문 시설을 만들게 된 것에 고마움과 자부심을 느낀다"며 "장애인들이 지역 주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경제적 자립을 하고 지역 주민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되는 등 재활센터가 의미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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