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여성인력개발센터 민들레 작은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


아이가 책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자기 삶을 건강하게 가꿀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하는 독서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정작 아이가 책을 즐기게 만드는 방법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이가 책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부모가 책을 사랑하는 것. 책을 즐겨 읽고 항상 가까이하는 엄마아빠 곁의 아이들은 자연스레 책과 친구가 된다.

●도서관과 친해지세요.
# 도경이 엄마는 청주 기적의도서관에서 네 아이를 키운다. 거의 매일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을 찾으며 저절로 책과 가까워지도록 했다. 임신한 중에도 ‘북스타트’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요즘에도 그는 아이들과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주말이면 남편과 함께 온 가족이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곤 한다.

도서관을 자주 찾는 것은 아이와 책을 친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단순히 열람과 대출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도서관이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가 즐겁게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은 모방 심리가 있으므로 책을 좋아하는 엄마를 보며 자신도 따라하려 한다.

청주시 9개 공공도서관에서는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수시로 진행한다. 충북중앙도서관에서 유아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체험동화마을’에 참가해보는 것도 좋다. 대형 스크린을 통한 가상공간에서 직접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봄으로서 동화에 대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

충북중앙도서관은 9월 26~27일 체험, 전시, 공연, 강연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충북도서관북페스티벌’을 열기도 한다. 청주기적의도서관의 ‘아빠와 도서관에서 행복한 1박2일’은 아빠와 도서관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도서관을 친숙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도서관에서 서로에게 편지를 쓰고 김밥을 말아 먹기도 하며, 책과 놀 수 있는 신나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동화구연, 영어동극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니, 수시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참고해 보자.

●한 권의 책에 집중하세요.
전문가들은 한꺼번에 여러 권의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는 한 권의 책에 집중해 읽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전집을 한꺼번에 들여놓기 보다는 엄마가 단행본을 한 권씩 골라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전집 보다는 아이에 맞는 책을 엄마가 한 권씩 골라주는 것이 가장 좋은 책 선택법. 중요한 것은 책을 몇 권 읽었느냐가 아니라, 한 권이라도 잘 읽어내는 것이다.

이윤숙 청주기적의도서관 ‘알강달강(그림책 읽기 모임)’ 회장은 “아동원 아이들이 일반 가정의 아이들보다 좋은 책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원봉사자들이 엄선한 단행본을 가져가 읽어주기 때문일 것”이라며 “전집의 수많은 책 중 양질의 책은 과연 몇 권이나 될까. 전집은 오히려 아이들을 질리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워크지를 활용해 보는 것이 책을 보다 잘 읽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엄마가 직접 워크지를 만들어 보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질문은 책의 기본적인 정보를 묻는 질문과 다양한 대답을 유도해 사고를 확장시켜줄 수 있는 질문으로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흥부와 놀부’를 읽고 나서, 흥부와 놀부 중 누가 더 착하니? 라고 묻기 보다는 “놀부는 왜 흥부에게 재산을 나눠주지 않았을까?”라고 묻는 것이 효과적이다.

●추천도서를 너무 믿지 마세요.
책 선택의 실패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바로 각 나이별 ‘추천도서’다. 그러나 상업적인 목적으로 급조된 추천도서 목록들이 많다보니 너무 맹신하지 말고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맞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다. 그림책을 고를 때는 글과 그림이 잘 조화된 것을 골라야 하고 재미와 감동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부모가 반드시 읽어보고 난 뒤에 책을 사주어야 한다. 나이 보다는 아이의 흥미와 성격, 수준에 맞춰 적절한 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독서를 강조하다 보면 아이들이 독서에 지치게 되고 책을 멀리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부모가 직접 자주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 읽어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잠들고 난 직후는 잠재의식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책을 보며 읽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내용을 외워서 자기 전에 아이에게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엄마가 아이를 뱃속에 가졌을 때의 이야기를 꾸며서 들려주면 엄마와 아이를 친밀하게 만드는 둘 만의 작은 비밀이 될 수도 있다. ‘그림책을 선택하는 바른 지혜 어린이와 그림책’, ‘엄마의 독서학교’ 등 독서지도서를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책을 살 때는 잘 팔릴만한 책 중심으로 구성된 대형 마트 보다는 어린이전문서점을 찾는 것이 좋다. 인터넷 서점은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책 전체를 읽어볼 수 없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높다.

무조건 엄마아빠가 책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도 스스로 책을 고를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아이가 골라온 책이 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김해정 청주 어린이전문서점 서당 대표는 “독서에 대한 엄마들의 방법에 욕심이 앞서다 보니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며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급하게 가지 말아야 한다. 아이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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